'러시아 침공준비설' 위기 속 전·현직 대통령 진영 갈등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침공 준비설로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가 전·현직 대통령 간 갈등으로 내부 분열까지 겪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법원이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우크라이나 판사는 이날 반역 혐의를 받는 포로셴코 전 대통령의 구속을 허가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대신 포로셴코 전 대통령이 검찰의 요청이 있을 때 출두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날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법원 주위에선 포로셴코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경찰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지지자들은 법원 주변에 텐트를 설치하고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2014~2019년 대통령을 지낸 뒤 2019년 대선에서 정치 경력이 전무한 코미디언 출신의 젤렌스키 현 대통령에 완패했던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반역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지난달 출국해 유럽에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 17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떠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2014∼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대량의 석탄 판매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돈바스 지역은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의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곳이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제과 회사 '로셴'의 창업자로 '초콜릿의 왕'으로 불린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가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현재 그의 재산은 동결된 상태이며, 반역 혐의가 확정되면 최고 징역 15년 형을 받게 된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귀국 당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죄를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가 권위주의 정권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실정에 대한 주의를 분산하려고 자신에게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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