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개발비 1조원 넘어…미중 경쟁에 추가 제재 어렵다 판단"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비싼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가 흐트러진 틈에 사실상 '핵보유국'의 지위를 굳히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20일 일본 언론이 내놓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피폐해지는 경제 상황에서 한 차례에 억엔 단위(1억엔≒10억4천만원)의 비용이 드는 미사일을 연발하는 배경에는 (조) 바이든 미국 정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비용은 10억 달러(약 1조1천894억원)"라면서 "이 틈에 주변국을 위협하는 전술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추진해 '핵보유국'을 기성사실(旣成事實·이미 사실로 인정되는 사항)로 하려는 노림수"라고 북한의 의도를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러시아 대응을 우선하면서 직접 위협이 임박하지 않은 북한 문제는 뒤로 미뤘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는커녕 비난 성명에도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포위망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수잰 디마지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다른 우선 사항이 있는 바이든 정권이 북한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는 모른다. 북한 문제가 위기 상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닛케이는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미중 경쟁 아래서 유엔 안보리가 추가 제재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달 5일, 11일, 14일, 17일에 북한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는 발사체를 탐지한 바 있다.
북한이 약 2주 사이에 4차례나 발사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들 발사체가 극초음속 미사일, 혹은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일종인 전술유도탄이라고 발표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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