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가상자산 시장 유입 '양날의 검'…위험자산 매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가상화폐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이르면 3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연초부터 주식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최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대비 8.7% 떨어졌다.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14% 급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글로벌 주가는 올해 들어 12% 하락했으며, 가상화폐 채굴업체 마라톤디지털과 라이엇블록체인은 각각 21%와 16% 내렸다.
비트코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같은 기간 16% 하락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0일 오전 9시 40분 현재 4만1천720달러(약 4천964만원)로 24시간 전보다 1.65% 하락했다. 많은 투자자가 비트코인의 기술적 지지선으로 보는 4만달러 선에 가까이 왔다.
나임 아슬람 아바트레이드 애널리스트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 연준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년간 비트코인 가격은 폭등했으며 전체 가상화폐 시장은 주류로 진입했다. 전통적인 투자자들도 가상화폐에 대거 뛰어들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은 '양날의 칼'로 드러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블로그에서 전통 금융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의 심리가 점점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트코인 가격 급락은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키워 주식시장의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시장은 올해 첫 2주간 미국 증시와 동반 하락했는데 이는 모두 연준의 통화 긴축 계획 때문에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투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의 움직임과 거의 일치했다. 나스닥은 19일(현지시간) 166.64포인트(1.15%) 하락한 14,340.2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지난해 11월 19일의 역대 최고점 대비 10.7% 떨어져 조정장에 진입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가상화폐 시장 가치는 지난해 11월 2조9천700억 달러(약 3천533조원)를 찍었다가 현재는 1조9천700억달러(약 2천343조원)로 34% 급감했다.
이중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6만8천990달러(약 8천200만원)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39% 곤두박질쳤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펀드인 자산 규모 270억달러(약 32조원)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TBC)도 주가가 연초 대비 거의 17% 떨어졌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