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400명 비자 안 내줘…부실한 동영상 강의에 의존해 학업
수강생 적은 과목 강의 중단, 입국 못하는데 출석수업 요구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동북지역에서 유학 중인 한국 대학생들의 입국이 2년째 불허돼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선양 한국총영사관과 중국 동북 3성(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 한국 유학생 연합회에 따르면 이 지역 대학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020년 3월부터 외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 뒤 지금까지 재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동북3성 내 8개 대학에 유학 중인 한국 유학생 6천여명(단기 어학연수생 3천600명 포함)이 2년째 중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내에서 학교측이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에 의존, 학업 중이다.
그러나 상당수 온라인 강의가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유학생들의 주장이다.
커리큘럼과 무관한 평생교육 강좌 동영상이 올라오거나 중국 학생이 수강하면서 찍은 화질 나쁜 동영상을 올리는 것이 고작인 경우가 허다하다.
온라인 강의없이 자료를 나눠주는가 하면 전공 필수인데도 수강생이 적다며 강의 개설을 안 하는 사례도 있다.
등교해야 가능한 오프라인 실험에 참석하라거나 학교에 나와 시험을 치르라는 황당한 요구를 해 학점 이수는 물론 졸업을 못한 학생도 있다.
이런 탓에 학업을 포기하고 휴학이나 자퇴하는 학생들도 많다.
유학생 연합회가 파악한 데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 2천400명이었던 동북3성 내 정규대학 한국 유학생 중 700명이 학교를 떠나고 1천700여명만 남았다.
지린농대와 선양(瀋陽)의 둥베이대가 작년 3월부터 등교를 허용했고 하얼빈공대, 지린대, 헤이룽장대는 올해 신학기부터 러시아 유학생들에게는 등교를 허용하는 등 학교마다 기준도 제각각이어서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이영재 동북3성 유학생연합회장은 "수차례 질의했지만 등교 재개 기준과 시점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 학생들만 입국을 허용한 것은 국가 차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선양총영사관 관계자는 "동북3성은 중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방역하고, 외국 유학생들의 입국 허용에도 신중하다"며 "유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대학들과 꾸준히 개별 접촉하며 조속한 등교 허용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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