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앞두고 공동성명…'완전한 비핵화' 용어 대신 'CVID' 강조
중국의 핵 고도화 우려…"핵위험 감소·투명성 증대 협의 나서라"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과 일본은 20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한반도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추진에 대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양국은 화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를 비롯해 대량살상무기 및 모든 사거리의 탄도 미사일은 물론 관련 프로그램 및 시설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CVID)를 강력하게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는 북한이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고 조속히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항을 따를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 국제 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을 요청한다"며 다른 유엔 회원국들도 대북 제재 결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및 빈 협상을 지지하며,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양국은 또 "미국과 일본은 포괄적 무기 체계와 여러 나라를 포함하는 미래 무기 통제 방안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특히 중국의 지속적인 핵 고도화와 관련해 중국 측에 핵 위험 감소 및 투명성 증대, 비핵화 진전을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미국과 일본은 국제적인 비핵화 체제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는 IAEA를 강하게 지지하며, 핵기술 수출은 최고 수준의 비확산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유럽 국가들의 유엔주재 대사들은 지난 10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 비공개회의 직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오판과 긴장 고조의 위험을 높이고, 지역 안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CVID"라고 밝혔다.
실용적 대북 정책 기조 아래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해 온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북한이 거부감을 보여온 CVID 용어 대신 '완전한 비핵화' 표현을 사용해 왔다.
다만 유럽연합(EU)과 일본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CVID'라는 용어를 계속 고수해왔다.
북한이 연초부터 연쇄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하고 나서며 미국의 고심이 깊어진 상황에서, 최근 두 차례 성명에서 CVID 용어를 다시 꺼내든 의도가 주목된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재개 가능성 시사 이후 별도의 논평은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일본 외교·안보 정책 사령탑인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국가안전보장국장은 다음날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통화를 하고 의제 등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이날 통화에서 설리번 보좌관과 아키바 국장이 미일 동맹의 핵심 현안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북한, 중국, 경제 이슈에 관한 각자의 접근법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첫 정식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를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다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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