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쿠데타 1년]⑥ 시민군 "군정 끝장낼 수 있다면 죽음 안두려워"

입력 2022-01-25 07:00  

[미얀마쿠데타 1년]⑥ 시민군 "군정 끝장낼 수 있다면 죽음 안두려워"
PDF 참여 20대 인터뷰…"평화시위 성과 없어 총들기로 결심"
3개월 군사훈련…"양곤서 도심 게릴라 활동"
"무기 열세지만 소수 군부가 대다수 국민 상대하는 싸움…'봄의 혁명' 승리 확신"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우리의 미래를 망가뜨린 미얀마 군부 독재를 끝낼 수 있다면 죽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빈민을 돕는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하다가 주민 자체 무장조직인 시민방위군(PDF)에 참여한 에이 찬(가명·27) 씨는 쿠데타 1년을 맞아 최근 연합뉴스와 한 텔레그램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강력한 무장 투쟁 의지를 밝혔다.
현재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통제하는 국경 지역에 피신 중인 에이 찬 씨는 평화 시위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며 "군부가 무력으로 잡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무력으로 탄압하는 걸 보면서 대응해서 같이 싸우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간 군사훈련을 받은 뒤 양곤으로 돌아와 도심 게릴라 활동을 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훈련소에서 배워 온 내용을 다른 시민들에게 가르치기도 했고, 군부를 상대로 폭탄을 설치해 폭파하기도 했다. 또 '달란'이라고 불리는 민간인 밀정을 색출해 처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군이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무기가 미얀마군과 비교해 열세인 건 맞지만 우리에게는 강한 정신력이 있다. 또 PDF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그리고 도심 게릴라 활동을 하는 우리 전우들 뒤에는 수천만 명의 국민이 있다"고 했다.
이어 "소수의 군부가 대다수의 국민을 상대로 하는 싸움"이라며 "'봄의 혁명'은 승리해야 하고 당연히 승리할 것이며, 그것을 위해 목숨을 바쳐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에이 찬 씨와의 일문일답.
--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 이름은 에이 찬(가명·27)이다. 쿠데타 전에는 양곤의 NGO에서 근무했다.
양곤 도심 빈민가에 있는 가난한 이들을 도와서 굶주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했었고, 그들과 함께 더 좋은 미래를 꿈꾸었던 청년이다.
-- 현재 PDF로 활동 중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 첫 두 달 동안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했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군부가 무력으로 잡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무력으로 탄압하는 걸 보면서 대응해서 같이 싸우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무장투쟁을 결심했다.

-- PDF 활동은 어떻게 진행됐나.
▲ 무장투쟁을 위해 양곤을 떠나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있는 지역을 찾아갔다.
거기에서 3개월간 군사훈련을 받았고, 다시 양곤으로 돌아와 도심 게릴라 활동을 했다.
훈련소에서 배워 온 내용을 다른 시민들에게 가르치기도 했고, 군부를 상대로 폭탄을 설치해 폭파하기도 했다. 또 '달란'이라고 불리는 민간인 밀정을 색출해 처단하기도 했다.
-- 지금도 도심 게릴라 활동을 하고 있나.
▲ 함께 활동하던 동료 한 명이 지난해 9월 군부에 발각돼 잡혀갔다. 그래서 양곤에서 더는 활동할 수가 없어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있는 지역으로 다시 왔다.
지금은 직접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고, 병참 업무를 맡아 미얀마군과 전투를 벌이는 소수민족 무장단체 대원들을 돕는 PDF 활동을 하고 있다.

-- 미얀마군의 PDF 탄압이 최근에 더 강경해지는 것 같다. 지난해 12월 카야주에서 시신 35구가 불탄 채 발견된 것도 PDF에 대한 보복으로 알려졌다.
▲ 카야주 사건은 인간성을 잃은 만행이다. 동물보다 못한 군부다.
그들은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PDF나 소수민족 무장단체 대원들을 잡지 못하면 그들의 부모나 가족을 인질로 잡아가 고문을 하기도 한다.
-- 미얀마군과 비교해 PDF 무장이 극히 열세다. 두렵지 않은가.
▲ PDF의 무기가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전혀 무섭지 않다. 그들에게 강한 무기가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강한 정신력이 있다.
또 그들은 소수일 뿐이지만, PDF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그리고 도심 게릴라 활동을 하는 전우들 뒤에는 수천만 명의 국민들이 있다.
죽음으로 미얀마가 더 잘되고, 미얀마의 미래가 더 아름답게 된다면 우리는 목숨을 잃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군부 독재를 끝장내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 쿠데타 1년을 평가한다면. 활동 계획은.
▲ 내 인생에서 쿠데타를 겪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민주화의 길에 올라섰고 앞으로 미래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취업의 기회도 많아지고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에도 더 희망적일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우리의 인생, 우리의 목표가 처참하게 망가지고 미래가 사라졌다. 이 미래를 다시 찾기 위해 계속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인들이 많이 잡혀갔고, 눈앞에서 죽는 사람도 많이 봤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1년이었다.
앞으로 어디에 있든지 그곳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군부독재에 저항해서 싸우겠다.

-- 미얀마 국민의 '봄의 혁명'은 승리할 수 있을까.
▲ 미얀마 '봄의 혁명'은 무조건 이길 것이다. 소수의 군부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을 상대로 하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혁명은 이겨야 하고 당연히 이길 것이다. 혁명이 승리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우리도 목숨을 바쳐 끝까지 싸우겠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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