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발트해·동유럽에 육해공군 증파 검토…최대 5천명"

입력 2022-01-24 11:32   수정 2022-01-24 15:18

"미, 발트해·동유럽에 육해공군 증파 검토…최대 5천명"
NYT "미국, 우크라 위기 군사대응 자제 기조 변화 시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유럽과 발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전함·항공기와 함께 병력 수천 명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이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에 취해온 군사 대응 자제 기조에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지난 22일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 머무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병력 1천∼5천 명을 전함·항공기와 함께 동유럽·발트해 나토 회원국에 파견하는 등 미군 자산을 러시아에 더욱 가까이 배치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방안에는 상황이 악화할 경우 병력 파견 규모를 10배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현재 러시아군과 대치 중인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에 150명의 군사고문단을 배치해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돕고 있다. 또 폴란드에는 미군 4천 명과 다른 나토군 1천 명이 주둔해 있으며 발트해 국가에도 나토군 4천 명이 배치돼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군사 대응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해 자제해왔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위협 강도를 높이고 양국 간 협상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대화와 군사적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식통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초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외교를 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방위력을 증강해 억지력을 높이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공격 행위를 재개하면 나토도 자체 증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검토되는 방안에는 우크라이나 본토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도 아프가니스탄 철수 후 다른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뜻을 명백히 밝혀왔다.
추가 파견 병력은 나토 동부 전선에 해당하는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배치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는 나토가 러시아 국경을 향해 동진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해온 푸틴 대통령의 경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국방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담당했던 에블린 파르카스는 "이는 러시아가 나토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군을 갑자기 주둔시킨 것에 대한 대응"이라며 "러시아는 자국의 군사 배치가 상황을 악화하고 모두의 위험을 가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군수 물자도 속속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도착하고 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이 지원하는 총 2억달러 상당의 국방원조 가운데 두번째 선적분 무기가 키예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키예프에 두 번째 새(bird)가 왔다. 미국의 우리 친구로부터 우크라이나 방위력을 강화해줄 무기 80t 이상이 도착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에 앞서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전날 밤 트위터에 " 미국의 첫 안보 지원 물품으로 최전선에 보급될 탄약 등 90t의 무기가 21일 밤 키예프에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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