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 공개…6월 관찰국 리스트 등재 목표
CPTPP 가입신청서 4월 제출…FTA 네트워크, 전세계 GDP 90%로 확대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정부가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개장 시간 연장, 해외기관의 시장 참여 허용, 역외 원화 거래 허용 등 외환시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서를 오는 4월 제출하고,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전 세계 GDP의 90%에 달하도록 네트워크를 넓힌다.
정부는 25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2년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을 공개했다.
◇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해외기관 직접 참여 허용 등 검토
정부는 올해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6월 관찰국 리스트에 등재되는 것이 목표다.
홍 부총리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해 "해외투자자 시장 접근성 제고와 외환시장 안정성 유지를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11∼12월 글로벌 투자기관 50여개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가 불가능', '외환시장 마감 후 환전 곤란' 등을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이에 정부는 현재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인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해외 영업시간을 포괄할 수 있도록 대폭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외환규제 자유화를 통한 역외 원화거래 허용까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국내외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국내 개인·기업·금융기관의 외환거래 규제 부담이 줄어들도록 연내 외환 법령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새로운 외환법을 제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데, 종합적인 개편 방안은 상반기 외환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 CPTPP 4월 가입신청서 제출…신흥국 중심으로 FTA 확대
홍 부총리는 "대외부문이 우리 경제 회복을 견인할 수 있도록 신시장 창출에 주력하겠다"며 "올해 FTA 네트워크의 폭과 내용의 깊이를 보다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메가 FTA와 양자 FTA를 적극 추진해 FTA 네트워크를 통한 '경제 영토'를 전세계 GDP의 90%까지 늘리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한국이 FTA를 맺은 국가들의 GDP 합계가 전세계 GDP의 90%를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CPTPP는 예고한 대로 오는 4월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다.
이를 위해 대내적으로는 지역순회 간담회, 업종별 협의회 등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농수산업과 중소제조업 등 민감분야 보완대책 방향을 검토한다.
대외적으로는 의장국인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주요 회원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우호적 가입환경 조성에 나선다.
다음달 1일 비준 예정인 RCEP는 활용도를 높이고,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멕시코 FTA 협상을 재개하는 등 신남방·신북방·중남미·중동 등 신흥시장 양자 FTA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해외수주는 금융지원과 제3국 공동진출 활성화 등을 통해 3년 연속 300억 달러 목표를 초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와 수출입은행 간 기본여신약정 체결을 통해 유망분야 투자를 촉진하고 수은 특별계정, 대외채무보증 제한 완화도 진행한다.
올해 공적개발원조(ODA)에 역점을 둬 올해 그린·디지털·보건 분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20억달러 이상 지원하고 미국··영국 등 해외 개발금융기관(DFI)과 EDCF 간 협력채널도 새로 구축한다.
◇ 경제안보 핵심품목 180개 수급 안정화 방안 마련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4천여개 품목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200개 경제안보 핵심품목은 맞춤형 수급관리를 추진한다.
200개 중 20대 우선관리 품목은 이미 마련한 수급 안정화 방안을 시행하고, 나머지 180개 품목은 1분기에 소관 부처별로 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5G·6G, 첨단 바이오 등 국가필수전략기술 중 전략가치가 높은 중점기술을 30∼50개 선정해 육성·보호할 계획이다.
탄소국경조정(CBAM), ESG 법제화 등 디지털·환경·노동기준 강화에 대응해선 국내 제도를 개선하고 국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디지털세 도입을 위한 다자협정 체결 등에 나선다.
특히 디지털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가 체결한 협정인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가입 협상을 타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5일 DEPA 가입 절차를 공식 개시한 상태다.
정부는 또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국제금융기구 협력을 추진해 국내 기업과 인력의 해외 진출도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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