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배드민턴협회, 국제대회 출전 2년 정지…체육장관 "국가위상 살려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2021 전영오픈배드민턴대회 1위인 말레이시아의 세계적인 배드민턴 스타 리지지아(23)가 현지 배드민턴협회와 갈등 끝에 국제대회 출전 2년 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스포츠계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25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배드민턴협회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리지지아가 선수촌(ABM)의 엄격한 생활 방식을 수용하지 않아 모든 국제대회 출전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리지지아 선수가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배드민턴협회에 탈퇴서를 내고 프로 전향을 선언하자 2년간 협회 승인이 필요한 국제대회 출전정지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리지지아는 말레이시아 남자 단식 1위 선수로, 2019년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데 이어 2021년에는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전영오픈배드민턴대회에서 우승했다.
리지지아는 최근 "협회 소속으로 뛰는 건 급여가 적다. 내 급여는 8천 링깃(228만원)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터뜨려 낮은 연봉 때문에 독립을 선언했다는 추측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탈퇴 결정과 돈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리지지아에 대한 국제대회 출전 금지 소식이 알려지자 배드민턴 팬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정치권에서 '과도한 조치'라며 비난과 항의가 터져 나왔다.
2021년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빅토르 악셀센은 리지지아의 출전정지 결정에 대해 "미친 짓이다. 지금은 2022년이다. 이게 우리가 원하는 스포츠냐"고 SNS에 항의 글을 올렸다.
리지지아는 전날 배드민턴협회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말레이시아 배드민턴협회는 이의 접수 후 성명에서 "협회에 대한 실망과 분노, 좌절을 표현하는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다. 정치권부터 국제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협회 결정은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원론적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긴급히 검토하고 있다며 원만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말레이시아 청소년체육부 장관은 "리지지아 선수와 배드민턴협회측이 국가 이익을 위해 '윈-윈'하는 해결책에 도달하길 바란다"며 "선수의 미래와 국제 배드민턴 무대에서의 말레이시아 위상을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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