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위장 침공' 자행 가능성…당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EU외교장관 화상회의도 참석…"침공저지대책 동맹과 긴밀 협력"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미군의 유럽 지역 파병을 포함한 병력 증강 방침을 거듭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아이젠스타트 기념 연례 강연'의 연설자로 나서 "미국과 동맹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을 단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함께 금융·경제, 수출 통제 등에 있어서 구체적인 수단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방위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도 계속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2억달러 어치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승인했고,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나토 동쪽 지역에 병력을 증강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몇몇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오늘 발표한 조치를 포함해 적절한 병력 증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 8천500명에 대해 유럽 배치 준비태세를 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나토가 필요로 할 경우 해당 미군 병력 대부분이 나토 신속대응군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즉각 나서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선 "제재의 주된 목적은 억지력에 있다"며 "만약 우리가 제재의 방아쇠를 당기면 억지 차원의 효력은 상실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의 목적은 러시아의 추가적 침공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그러나 만약 필요한 시점이 온다면 러시아는 아주 심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러시아의 각본에 이른바 '위장 작전'이 포함됐다는 점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러시아는 향후 발생할 행위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자군에 대한) 위장 침공을 자행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 같은 속임수에 다시 당하지 않도록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EU 외교 장관 협의체 화상회의에 참석, 러시아와 외무장관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블링컨 장관은 회의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한 다음 대책을 취하는 데에 EU 및 나토 동맹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 침공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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