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9개 여신전문금융사 리스크 담당 임원 간담회
24일에는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 동일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오주현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에도 손실 대비 충당금 추가 적립을 독려하는 등 위기 대비를 당부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6일 7개 카드사 및 12개 캐피털사의 리스크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화상 간담회를 열고 대손 충당금 적립 등의 위기 관리 방안 및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은 여신전문금융사들에 대손 충당금 추가 적립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를 오는 3월 말 종료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가운데 이들의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카드 대란' 이후 대손 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돼 카드사의 손실 흡수능력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금융 지원 종료와 통화정책 정상화로 어떤 위기가 닥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래 위험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업계의 부실 '뇌관' 관리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는 다중 채무자, 캐피탈업계는 부동산 대출이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캐피탈업계는 부동산업에 대출 쏠림이 심각해 (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이 구체적인 대손 충당금 적립률을 권고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24일에는 새마을금고, 신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 여신 담당 임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화상 간담회를 열었다.
이 때도 금감원은 상호금융권에 시장 상황을 반영해 기존 대손 충당금 적립률에 더해 추가적으로 대손 충당금을 적립하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데다, 부채 총량 자체가 늘어난 상황이라 미리 대비하라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새해 들어 은행 등 금융회사가 위기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등 손실 흡수능력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이 조정되면 금융시장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금융회사들은 부동산 관련 자산에 대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투자손실을 적시에 평가해 손실흡수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특히 금리 상승과 금융 '정상화'를 앞두고 소상공인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처를 오는 3월 말 종료한다는 원칙에 따라 연착륙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의 대손충당금 비율이 지난 몇 년 새 계속 높아졌다고 해도 (충당금) 적립 규모를 결정하는 고정이하여신은 과거 부실의 지표"라며 "새로 늘어난 대출과 미래 부실 가능성 등을 대비해 각 금융사가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손충당금 적립을 두고 각 금융업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손 충당금을 쌓으면 당기 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재무제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이기에 적정 수준의 대손 충당금을 책정하기 위해 전 업권이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