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청, 측근들과 함께 포함시켜"…작년 1월부터 수감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독극물 중독 사건 뒤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테러리스트 목록에 추가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자국 금융감독 당국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통하는 나발니는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활동과 연계된 조직이나 개인을 등록한 '금융감독청'(로스핀모니토링)의 목록에 포함됐다.
로스핀모니토링은 국내외 자금세탁과 테러리스트에 대한 자금 지원, 금융 범죄 등에 대처하기 위해 금융 거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이 기관은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 활동가 목록도 제공한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 목록에 포함된 인사들의 자금을 동결하고 금융 서비스도 중단한다.
금융감독청 목록에는 나발니와 함께 그가 이끈 '반(反)부패재단'의 변호사로 활동한 류보피 소볼 등 여러 명의 측근도 포함됐다.
반부패재단 활동을 주도한 이반 즈다노프와 레오니트 볼코프 등 다른 측근들은 앞서 이미 테러리스트 목록에 포함됐다.
나발니가 지난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은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숱하게 폭로해온 단체다.
특히 지난해 1월 흑해 연안의 호화판 휴양 시설이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유튜브 영상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모스크바 시법원은 앞서 지난해 6월 반부패재단과 나발니가 만든 다른 사회운동 단체들을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뒤이어 지난해 8월 항소심 법원도 이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법원 판결로 반부패재단 등은 문을 닫게 됐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작년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구속 수사 기간 등을 제외한 2년 6개월의 형기를 채우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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