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부터 대의원 과반 지지받으면 당선…드라기 총리 부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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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대통령 선출을 위한 투표가 사흘 연속 이어졌으나 끝내 당선자를 내는 데 실패했다.
26일(현지시간) 실시된 3차 투표에서는 978명의 대의원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412명이 백지 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좌·우파 정당 그룹 간 공통 후보를 지명하는데 실패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24일 1차 투표에서는 672장, 25일 2차 투표에선 527장의 백지 용지가 나왔다.
유효 투표 중에서는 세르조 마타렐라 현 대통령이 가장 많은 125표를 받았으나 당선 기준인 3분의 2에는 한참 못미쳤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1∼2차에서 투표에서 각각 16표, 39표를 얻었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온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5표를 얻는 데 그쳤다.
1∼3차 투표가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27일 4차 투표 이후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4차부터는 과반(505표) 득표만 해도 당선되는 시스템으로 바뀐다.
정가에서는 애초부터 4차 이후에나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해왔다.
다만, 공통 후보를 천거하기 위한 좌·우파 정당 그룹 사이의 협상은 아직 별다른 진척이 없는 모양새다.
대의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하원 의석 분포상 어느 쪽도 과반을 점하지 못해 양측의 합의 아래 후보를 천거하지 않으면 당선자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양대 극우당 동맹(Lega)·이탈리아형제들(FdI)과 중도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FI) 등으로 구성된 우파 연합은 전날 레티치아 모라티 전 교육장관, 카를로 노르디오 전 검사, 마르첼로 페라 전 상원의장 등 3명을 추천했으나 범좌파 정당 그룹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이후 동맹 당수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반대 진영이 제안된 모든 후보자를 다 거부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최다 의석을 가진 오성운동(M5S)·중도 좌파 민주당(PD) 등이 속한 범좌파 정당 그룹은 우파 연합이 지명한 후보들이 모두가 동의할 만한 인물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좌파 정당 그룹은 우파연합과의 협상을 촉진하고자 별도의 후보를 내세우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조속히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정가 안팎의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민주당 당수인 엔리코 레타 전 총리는 회의실을 잠그고 빵과 물만 제공받으면서 결론을 낼 때까지 끝장 협상을 하자며 '콘클라베'(교황 선출 투표)식 협상 방식을 제안했으나 우파연합은 "불필요하다"며 단칼에 이를 거절했다.
현지 정가에서는 마땅한 대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정국 불안 가능성을 이유로 뒤로 빼놨던 '드라기 카드'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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