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브라이어 대법관 후임 지명해도 '보수우위' 지형 불변
백악관 "바이든, 흑인 여성 대법관 임명 약속 유지하고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 인사인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이 올해 은퇴한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은 26일(현지시간) 브라이어 대법관이 오는 6월 말 연방대법원 현 회기가 끝나면 은퇴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브라이어 대법관은 83세로, 9명의 연방대법관 중 가장 고령이다.
그는 낙태 권리와 의료서비스 접근권을 지지하는 중요한 판결문을 작성하는 등 진보적인 판결을 이끌어왔다. 또 성 소수자 권리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사형의 합헌성에도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4년 지명해 28년째 연방대법관으로 지내왔다.
현재 연방대법원에서 브라이어보다 더 오래 근무한 대법관은 1991년에 지명된 클래런스 토머스가 유일하다.
미 대법관은 스스로 퇴임하지 않는 한 계속 직무를 수행하는 종신직이다.
브라이어 대법관이 퇴임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임자 지명 기회를 얻게된다.
현재 미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명 중 보수와 진보 성향이 6대 3으로 나뉜 보수 절대 우위 구도다. 바이든 대통령이 진보 인사를 지명하더라도 그 지형은 변하지 않는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4년 동안 3명의 연방대법관을 보수 성향 인사로 지명하면서 대법원을 짙은 보수 색채로 바꿔 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임기 동안 연방대법관 공석이 생길 경우 흑인 여성을 후임에 앉히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이 배출된 적이 없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관에 흑인 여성을 임명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반복해 왔고, 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다만 발표 전까지는 어떤 구체적인 내용도 더 이상 말할 것이 없다"며 추가 언급에는 선을 그었다.
후임에는 브라이어 대법관을 돕는 재판연구원 출신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3월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한 커탄지 브라운 잭슨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캘리포니아 대법원 대법관인 레온드라 크루거 역시 후보군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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