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지난해 대만으로 이주한 홍콩인의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 대만 내정부 이민서(출입국 관리소) 자료를 인용, 지난해 대만 당국으로부터 거주 허가를 받은 홍콩인이 1만1천173명으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는 관련 공식 기록이 남아있는 1991년 이래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앞서 2020년 대만 거주 허가를 받은 홍콩인은 1만813명이었으며, 2019년에는 5천858명이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홍콩의 정치적 탄압과 엄격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좌절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이용해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고 선거제를 개편해 홍콩에 대한 장악을 강화하는 가운데 홍콩은 자국민과 외국인의 엑소더스 심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또 주홍콩 유럽상공회의소가 최근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서 홍콩이 2024년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해 전례 없는 규모의 엑소더스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대만은 2020년 6월 30일 홍콩국가보안법이 통과된 다음 날인 7월 1일부터 홍콩인의 이주를 돕는 공공 조직인 '대만홍콩서비스교류판공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만에 이주하고자 하는 홍콩인들에게 취학, 취업, 이민, 투자 등 문제와 관련해 원스톱 상담 및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홍콩국가보안법 이후 일부 정치인과 예술가가 대만으로 '조용히' 이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밀항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8월에는 쾌속정을 타고 대만 망명을 시도하던 홍콩인 12명이 광둥성 해안경비대에 붙잡혀 중국에서 재판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홍콩과 마카오에서 대만으로 공부나 일을 하러 오는 이들이 구직 활동을 하는 동안 거주 허가를 최장 1년 연장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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