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의원 "매출원가 과다 책정해 세금회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해 애플이 한국에서 매출의 0.9%만 법인세로 낸 것과 대조적으로, 전세계 매출 대비 법인세 비중은 4%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애플이 한국에서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애플코리아의 매출원가를 높이고 이익이 적게 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해 지난해 애플이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와 애플코리아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2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애플코리아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628억9천만원으로, 매출(7조971억9천700만원) 대비 비중은 0.9%였다.
반면 애플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145억2천700만달러(약 17조5천억원)로, 매출(3천658억1천700만달러, 약 440조7천400억원) 대비 비중은 4%였다.
매출 대비 법인세 비중으로 따졌을 때, 애플코리아는 애플 전세계 평균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이다.
지난해 애플코리아는 영업이익률도 1.6%에 그쳐 애플 전세계 평균인 29.8%의 18분의 1 수준이었다.
애플의 지역별 영업이익률은 미주 34.8%, 유럽 36.4%, 중화권 41.7%, 일본 44.9%, 기타 아태 지역 37.2% 등이었다.
한국에서의 저조한 영업이익률은 애플코리아가 주요 제품을 싱가포르 법인인 '애플 사우스 아시아'를 통해 수입하면서 매출액 대부분을 수입대금으로 지불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애플코리아의 수입대금은 매출의 95%인 6조7천233억원에 달했다.
양정숙 의원은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높게 잡아 영업이익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률을 낮춰 세금을 회피하는 게 글로벌 기업들의 단골 수법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도 재작년 국내 매출액 4천154억원 중 3천204억원(77%)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을 낮춘 결과 국내 법인세가 21억여원에 불과했다.
양 의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내 매출액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와 고용, 사회적 기여를 확대하는 대신 영업이익을 줄여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며 "애플이 영업이익률을 조정해 정상적인 세금을 납부하도록 당국이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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