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에서 형형색색의 보디페인팅을 하고 축구 경기장을 찾아 춤을 추며 응원하던 한 열성 팬의 죽음에 전 국민이 애도하고 있다.
아이삭 주마 온양고는 케냐 축구 국가대표팀 '하람베 스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케냐의 국기를 상징하는 검정, 빨강, 녹색의 보디페인팅을 하고 요란한 댄스를 선보였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56세의 온양고는 전날 케냐 서부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조상의 땅을 둘러싼 분쟁 끝에 무장한 괴한들에게 살해됐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하람베 스타는 트위터를 통해 "그의 경기에 대한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라고 애도했다.
온양고는 지난 20여 년간 하람베 스타 및 그가 가장 좋아하는 AFC 레퍼드를 비롯한 구단들의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었으며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그의 모습은 행운을 부르는 부적으로 여겨졌다.
2007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축구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이라며 "보디페인팅을 하고 나서는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성관계를 삼가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름다운 경기에 대한 사랑이 어렸을 때 시작됐고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몰래 학교를 빠져나오곤 했다고 말했다.
온양고는 2011년 축구에 대한 그의 공헌을 인정받아 케냐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경찰은 같은 마을에 사는 27세의 한 남성을 온양고 살해 용의자로 특정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온양고는 2명의 아내를 두었으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11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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