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구애하거나 자기 존재 알리며 영역 지키기에 활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어류의 3분의 2가량이 물속에서 소리를 내 의사 소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류 중 일부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대부분은 특이한 드문 사례로만 간주돼 왔다.
미국 코넬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음향보전센터'의 아론 라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어류의 음향 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학술지 '어류학 및 파충류학'(Ichthyology & Herpet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계 어종의 99%를 차지하는 조기어강(條?魚綱, Actinopterygii)과 관련된 각종 음향 기록과 논문을 분석했다. 이와 함께 소리를 낼 수 있는 특정 뼈나 부레, 근육 등을 가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어류 해부학 자료와 19세기 이전 참고 문헌도 검토했다.
그 결과, 물고기 어종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178개 과(科) 어류가 음향을 이용해 의사소통하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어종은 적어도 1억5천500만년에 걸쳐 소리를 이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어류 가계도를 분석해 수백만년 사이에 33차례 이상 진화가 이뤄질 정도로 음향이 중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논문 공동 저자 앤드루 바스 교수는 "어류는 척추동물 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어류의 음향 통신은 종종 간과돼 왔다"면서 "잘 들리지 않고 보이지도 않는 데다 수중 음향통신 연구가 고래나 돌고래에 집중되다 보니 경시돼 왔지만 어류 역시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물고기의 음향 통신 내용이 인간의 대화 주제와 비슷하게 짝짓기와 먹이에 집중된 것으로 제시했다.
라이스 박사는 어류가 소리를 내 짝짓기 상대에게 구애를 하거나 먹이 공급원과 영역을 지키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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