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美 北안보우려 논의 준비돼 있다면 6자회담 가능"

입력 2022-01-28 19:01  

러 외무차관 "美 北안보우려 논의 준비돼 있다면 6자회담 가능"
"北 일방적 무장해제 협상은 불가…美 대화 재개 실질적 조치없어"
"北 핵·미사일 실험 중단-美 훈련 중단 '이중동결' 폐기하면 위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연초부터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도발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6자회담 재개 등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8일(현지시간) 자국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이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 해결을 위한 최적의 형식"이라면서 "하지만 외교 프로세스를 교착상태에서 진전시키기 위해선 형식이 아니라 내용과 현안 및 최종 목적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핵심적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그는 "만일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한 정권 교체를 목표로 북한의 무조건적인 일방적 무장해제에 관한 협상을 원한다면 어떠한 대화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안보 분야에 대한 정당한 우려를 논의할 준비가 진심으로 돼 있다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미국에선 형식적으로 폭넓은 의제들에 대한 대화에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한 발표를 실질적 조치들로 확인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로드맵'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군사·정치 안정성을 보장해 줄 것이라면서, 부정적 시나리오를 피하려면 이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대결 상대인 미국과 북한이 2018년의 한반도 문제 해결 합의를 포기할 경우 한반도의 긴장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러한 시나리오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러·중) 로드맵에 따라 후진이 아니라 신뢰(강화)와 양자 관계 정상화, 안전보장 논의, 평화 체제 구축 등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에 대해 선언하고,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략자산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자제하기로 한 소위 '이중 동결'이 북미가 그 뒤의 더 복잡한 '교환'(상호 조치)을 이행하는 데 실패한 뒤에도 한반도의 군사·정치적 안정성을 보장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 같은 이중동결은 사실상 러·중 로드맵의 1단계를 이행한 것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이중동결)의 폐기는 '제로 단계'이자 2017년 위기로 후퇴하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는 러·중 구상(로드맵)과 2018년 6월의 싱가포르 북미 정상 선언에 명시된 조항들에 근거할 때 생산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치 대화 재개 방법을 모색하면서 모든 당사국의 주요 노력을 결집해야 한다"면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제한과 북한의 국경 폐쇄로 북·러 접촉이 양국 외교대표부 채널로만 제한되고 있지만 러시아는 북한 동료들과도 대화 재개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7년 중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단계적 해결 방안을 담은 3단계 '로드맵' 구상을 제안했고, 2019년에는 이를 발전시킨 '행동 계획'을 내놓았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중국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물자를 포함한 인도주의 지원 물자를 북한에 제공할 수 있도록 경제 부문 대북 제재를 완화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바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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