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야 펜들턴 윈터 가든' 명명…미셸 오바마 SNS서 발표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에 건립 추진 중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기념관(오바마 센터)에 총기폭력 피해 여고생 추모 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는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2013년 겨울 시카고 남부에서 비극적 참사가 벌어져 하이디야 펜들턴(당시 15세)이 총에 맞아 숨졌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 취임식에서 축하 공연을 한 지 단 8일 만의 일이었다"며 "2025년 개관 예정인 오바마 센터의 실내 휴게소에 '펜들턴 윈터 가든'이란 이름을 붙이겠다"고 밝혔다.
미셸은 "'윈터 가든'은 오바마 센터가 개최하는 포럼의 '웰컴센터' 역할을 하게 되며 신선함과 빛으로 가득한 공개 모임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무한 잠재력을 갖고 있던 펜들턴의 생애를 기리고, 그의 이야기가 세대를 넘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펜들턴의 사망 9주기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시카고 킹 칼리지 대입준비고 2학년이던 펜들턴은 2013년 1월 29일 학교 인근 공원에서 무차별 총기난사의 희생양이 됐다. 1월 21일 오바마 재선 취임식에서 마칭밴드 공연을 하고 들뜬 마음으로 워싱턴DC를 떠나 집에 돌아온 지 단 일주일 만이었다.
펜들턴은 당시 시험을 마치고 학교가 일찍 파하자 배구부 친구 10여 명과 함께 공원에 갔다가 비를 피해 천막 아래 서있던 중이었다. 이때 총을 든 남성이 공원 울타리를 넘어 들어와 학생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펜들턴의 장례식에는 미셸 오바마와 람 이매뉴얼 당시 시카고 시장을 포함해 유력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총격범 마이클 워드는 2019년 징역 84년형을 선고받았고, 공범 케니스 윌리엄스에게는 2021년 징역 42년형이 선고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5년 시카고 남부 미시간호변의 국립사적지 잭슨파크를 기념관 건립 부지로 선정·발표했다.
당초엔 2017년 착공해 이르면 2020년, 늦어도 2021년 문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립사적지 보존법 및 환경법 위반 논란에다가 대통령 기념관 전례를 깨고 개인시설로 설립·운영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며 제기된 시민단체의 잇단 소송,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퇴출) 우려 등으로 인한 지역사회와의 갈등, 설계안 무단 변경, 연방정부의 환경영향 평가 등으로 제동이 걸려 착공이 4년 이상 늦어졌다.
좌초 위기까지 갔던 오바마 센터 건립 사업은 결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고, 작년 9월 오바마 부부가 건립부지에서 '첫 삽'을 뜨고 본격적인 공사 시작을 알렸다.
개관 목표는 2025년이다.
오바마 재단은 오바마 센터 건립 및 첫 해 운영에 필요한 예산이 8억3천만 달러(약 1조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오바마 재단이 공개한 100만 달러(약 12억 원) 이상 기부자 명단에는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열린사회재단(OSF), 보잉, 포드, 나이키, 빌 게이츠, 마이클 조던, 오프라 윈프리 등 재단·대기업·개인 120여 명이 올라있다.
작년 11월에는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가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 존 루이스(1940~2020)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기리며 1억 달러(약 1천200억 원) 기부를 약정했고, 오바마 재단은 오바마 센터 중앙 광장에 루이스 전 의원의 이름을 붙이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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