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만5천여대 판매, 전년 대비 26%↑…모닝 제치고 경차 1위
차박 인기에 공간활용성 재조명…캐스퍼 가세에 경차 시장 반등 조짐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기아[000270]의 경차 '레이'가 5년 연속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연간 판매량이 4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레이는 지난해 총 3만5천956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26.0% 늘었다.
레이 판매량은 2016년 1만9천819대에서 2017년 2만521대, 2018년 2만7천21대, 2019년 2만7천831대, 2020년 2만8천530대, 작년 3만5천956대로 5년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에는 직전 해 말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의 인기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31.7%나 늘었고,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저 효과와 차박 인기 등으로 전년에 비해 26.0% 증가했다.
2017년과 2019년, 2020년에도 전년 대비 각각 2∼3%씩 판매량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기아는 올해 레이의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4만대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표를 달성하면 레이는 6년 연속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현재 레이를 계약하고 출고를 기다리는 고객만 해도 1만명에 달하는 데다 올해부터 경차 구매 시 취득세 감면 한도가 50만원에서 75만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올해도 레이 판매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신차 출시 직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가 단종될 때까지 점차 감소하는 자동차의 특성을 감안하면 레이의 이러한 지속적인 성장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중간에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는 있지만 레이처럼 매년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레이의 성장세는 시장의 상식을 깨는 역주행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출시된 레이는 10년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기아 모닝(3만530대)을 5천여대 차이로 제치고 경차 모델 중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표적인 국산 경차 모델인 모닝과 한국GM 스파크와 달리 박스 형태인 레이는 활용도 높은 넓은 공간을 갖춰 최근 차박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는 멀티 커튼과 에어매트 등 차박용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으며, 레이를 개조한 캠핑카를 선보인 캠핑카 업체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레이의 판매 호조세와 현대차[005380] 캐스퍼의 인기에 힘입어 침체된 국내 경차 시장이 올해는 본격적인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연간 20만대 규모였던 경차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큰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2020년 9만7천대선까지 줄어들며 반 토막이 났다.
그러나 작년 말 출시된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가 올해 판매 목표를 5만대로 잡고 있는 데다 기아 레이가 목표대로 4만대 이상 판매될 경우 모닝과 스파크까지 합쳐 국내 경차 판매량이 10만대 규모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레이와 캐스퍼는 기존 경차와 차별화된 공간 활용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세제 혜택도 확대되면서 올해는 경차 시장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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