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예멘 반군, 아동 전장 내몰아…17개월간 2천명 사망"

입력 2022-01-30 17:46  

유엔 "예멘 반군, 아동 전장 내몰아…17개월간 2천명 사망"
"문화교육으로 속이고 군대로 유인…자녀 보낸 가계에만 원조"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예멘 반군 후티가 소년들까지도 징집해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전장에서 숨진 아동이 약 2천명에 이른다는 유엔의 보고서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AP,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유엔은 303쪽 분량의 연례 보고서를 통해 내전 중 후티가 종교 교육과 징집을 위해 운영한 일부 학교와 모스크의 여름 캠프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쓴 4명의 전문가 패널은 2020년 후티에 징집됐다가 숨진 아동 1천406명과 2021년 1월부터 5월까지 사망한 562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이들의 연령은 10∼17세로, 상당수가 아르만, 다마르, 호데이다 등 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 패널은 "아이들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유대인에겐 저주를, 이슬람엔 승리를'이라는 후티의 구호를 외치도록 교육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훈련시키는) 한 캠프에서는 7세 무렵의 아이들에게 무기 청소법과 로켓을 피하는 방법을 가르쳤다"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문화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하라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아이들을 전장으로 데려가는 등 아동을 속여 군대로 유인한 사례(10건)가 담겼다.
또 자녀가 전장에 참여한 가계와 후티의 교육 과정을 가르치는 교사에게만 원조품을 제공했던 사례(9건)와 군사 훈련을 받던 중 성폭행을 당한 아동의 사례(1건)도 포함됐다.
전문가 패널들은 이외에도 분쟁 지역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권보호법을 어기는 일이 일상화됐다면서 내전 당사자들이 정당한 절차 없이 임의로 시민을 구속하고 고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후티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사법 절차가 언론인, 여성, 소수 종교 세력 등 반대 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후티와 이를 따르는 무장세력이 아시아, 유럽의 공급망을 이용해 유엔이 내린 무기 수입 금지 조치를 위반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전문가 패널들은 예멘의 인접국 오만 내 개인 브로커나 업체를 통해 육로로 이런 무장이나 무기 부품이 후티로 공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멘에서는 2014년 국제사회가 인정한 예멘 정부와 후티 간 내전이 벌어졌다.
이듬해인 2015년 사우디가 정부군을 도와 개입해 내전이 격화한 이후 식량 부족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벌어지고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중 이런 소년병 징집과 같이 내전에 희생되는 아동 문제는 심각한 사안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유엔개발계획(UNDP)은 내전 시작부터 지난해 말까지 사망자가 예멘 인구 1.2%인 37만7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UNDP는 "이 중 70%가 5세 이하 어린이며, 9분마다 어린이 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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