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보리 회의서 설전…우크라 대사 발언하자 러 대사 퇴장
러시아, 공개회의 소집 저지 나섰지만 중국만 동조해 무산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긴장이 고조된 뒤 처음 소집된 안보리 공개 회의다.
러시아는 미국이 소집한 회의 진행 자체를 거부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미국이 안보리 공개 회의를 소집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집단적 흥분 상태를 야기하고, 긴장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요구한 회의 중단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국가는 러시아 외에 중국밖에 없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러시아가 10만 명의 넘는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14년 크림반도 무력 합병 당시처럼 위협적인 언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측은 우크라이나와 서방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네벤쟈 대사는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침공할 가능성은 있고, 무력 사용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그는 2014년 당시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로 친(親)러시아 정부가 무너진 것은 미국 탓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해 '국수적이고 반(反)러시아적인 나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네벤쟈 대사는 유엔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발언하려고 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했다.
안보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2시간 만에 산회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원하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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