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국이 아프리카 국가 부르키나파소에 4억5천만달러(약 5천4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최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으며, 민주 절차를 거쳐 선출된 로슈 카보레 대통령은 쿠데타 과정에 축출돼 구금된 상태다.
미국의 대외원조기관인 밀레니엄도전공사(MCC)는 이날 성명에서 지원 중단 사실을 밝히고 "부르키나파소군은 헌법을 어기고 정부 내각·의회를 해산했다"며 "이는 법치주의를 지지하는 MCC의 지원국 선정 기준에 위배된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MCC의 지원 중단이 쿠데타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공식 대응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다만 이와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이르다"며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관계자에게 대응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혀 추가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아프리카 빈국인 부르키나파소는 장기독재와 연쇄 쿠데타 등으로 정정 불안이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미국은 부르키나파소에 인도적 지원 목적으로 2020년에만 2억1천3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여러 분야에서 군사력까지 지원했다.
그러나 미국 법에 따르면 지원 대상국의 민주 정부가 반헌법적 수단에 의해 축출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모든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은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 주재 샌드라 클라크 대사를 통해 카보레 대통령 등 정부 인사에 대한 석방과 헌정 질서 회복을 군부에 요구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는 이번 쿠데타 이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아프리카연합(AU) 등의 회원국 자격도 정지된 상태다. ECOWAS는 사절단이 직접 부르키나파소를 방문, 헌정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다.
부르키나파소 군부(MPSR)는 지난달 24일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폴-앙리 산다오고 다미바 중령은 새 국가원수로 추대됐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