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사전에도 '그도 그녀도 아닌' 성중립대명사 등재될듯

입력 2022-02-03 11:06  

노르웨이 사전에도 '그도 그녀도 아닌' 성중립대명사 등재될듯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노르웨이서 남성도 여성도 아닌 성중립 3인칭 대명사 'hen'이 조만간 사전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르웨이 언어위원회의 다니엘 임스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녀 3인칭 대명사 'hun'과 'han' 대신 성중립 'hen'이 "점점 더 널리 쓰이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성중립 대명사 사용에 관한 논의가 한동안 계속됐다며, 관련 단체와 일반의 논의를 거쳐 빠르면 올봄이나 여름에 이 단어가 사전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참고문헌 사전인 '르 프티 로베르'(Le Petit Robert)가 얼마 전 제3의 성을 나타내는 대명사 'iel'을 올리자, 장 미셸 블랑케르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즉각 미국에서 영감을 받은 '정치적 각성 이데올로기'(wokeism)라고 비난했다.

또 2019년 미국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그들' 혹은 '그것들'을 뜻하는 3인칭 복수 대명사인 'they'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면서, 이 단어에 '제3의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고대 스칸디나비아어(Old Norse) 유래돼 복수형으로 쓰이던 'they'가 미국에서 중성의 단수 개념어가 되면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을 거부하는 노르웨이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가디언은 논평했다.
노르웨이 남동부 스키엔 출신인 올해 18세의 칼 오스카 비크 씨는 'hen'의 사전 등재가 제3의 성에 대한 법적 지위 인정으로 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에 관한 논의 덕분에 자신처럼 남녀 성 정체성을 따지지 않으려는 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많은 노르웨이인은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뜻의 'they'와 동격인 자신들의 옛 언어 'de'를 사용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흔히들 'hen'이라는 말을 쓰지만, 노르웨이어로 성중립에 가깝게 느껴지는 'de'를 사용할 때 더 편안해한다는 것이다.
비크 씨는 "100년 전에는 상위 계층을 일컫는 'de'라는 말이 흔하게 쓰였다"며, 'hen'과 'de'는 "결국 선호의 문제"라고 말했다.
kj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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