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제재 직면한 러시아, 중국 밀착행보로 돌파구 모색

입력 2022-02-03 13:49   수정 2022-02-03 13:50

서방제재 직면한 러시아, 중국 밀착행보로 돌파구 모색
푸틴, 올림픽 계기 방중…"우크라 사태 한목소리 대응"
'서방제재 때 생명줄' 러ㆍ중 잇는 새 가스관 건설도 논의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갈등을 빚어 온 러시아가 중국과의 밀착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우크라이나 침공시 전례 없는 수준의 제재를 가하겠다는 미국의 압박이 현실화할 경우를 대비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4일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여러 국제적 사안에 대한 외교정책을 조율하고 양국 간 경제ㆍ무역 협력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에는 몽골을 경유해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새로운 가스 파이프라인인 '시베리아-2' 건설 계획도 포함됐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시베리아-2가 완공될 경우 연간 500억㎥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해 러시아의 대중 천연가스 수출량이 갑절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베리아-2가 실제로 건설된다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서방이 러시아에 대규모 추가 제재를 가했을 때 "러시아의 경제적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더타임스는 진단했다.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까닭에 유럽이 수입처를 바꿀 가능성을 장기적으로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선 작년 9월 완공한 러-독 직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이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가동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대안적 고객이 될 수도 있다.
더타임스는 2019년부터 가동 중인 중국과 러시아 간 가스관 '시베리아-1'의 경우 공급조건 등과 관련한 이견을 조율하는데 거의 10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안보 담당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천연가스와 관련한 여러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면서 "베이징과 모스크바 간의 가스 협력 발전에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움직임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에서 러시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양국 정상이 "유럽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효율적 메커니즘 창설을 촉구할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직접 만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처음이며, 작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불참한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번 방중은 오랜만의 해외 방문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에 13만명에 이르는 병력을 배치하고 실탄사격 훈련 등으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냉전기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창설된 나토가 소련 붕괴 이후 나토에 대응하는 공산권 군사동맹인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을 흡수하며 영향권을 확장해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자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결코 허용돼선 안 된다는 것이 러시아의 입장이다.
러시아는 자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폐막하는 내달 20일 이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올림픽 기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말아달라는 의향을 전했다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반미를 고리로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은 근년 들어 외교·경제·군사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을 강화해 왔다.
시 주석은 최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금 국제적으로 어떤 세력들은 '민주', '인권'이란 간판을 내걸고 중·러 양국의 내정에 멋대로 간섭하고, 국제법과 공인된 국제관계 준칙을 난폭하게 짓밟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앞두고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새 시대로 접어들면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양국 관계는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효율성, 책임감, 미래에 대한 열망의 모델이 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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