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주문한 반도체 장비, 언제 오나요"…목 빠지는 삼성·SK

입력 2022-02-03 16:42  

"작년에 주문한 반도체 장비, 언제 오나요"…목 빠지는 삼성·SK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 길어져…시설투자 급증·부품 부족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팹 가동에 필수적인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를 집행하면서 장비 수요가 급증한 데다 전 세계적인 부품 수급난이 겹치면서 반도체 장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까닭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는 최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통으로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주문 후 납품까지 시간) 문제를 거론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한진만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부품 공급망 이슈로 설비 반입 시점이 기존에 예정됐던 것보다 길어지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사업총괄 노종원 사장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장비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다"며 "계획된 장비 입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이 길어진 것은 주문이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IT 제품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수요가 대폭 늘었고, 미중 간 반도체 패권경쟁 속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전례 없는 대규모 시설 투자를 집행하면서 반도체 장비 수요가 덩달아 증가했다.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은 장비에 따라 짧으면 3~6개월, 특히 대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극자외선(EUV) 등 장비의 경우 1년 이상의 시간을 두고 미리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시설투자 계획에 기반한 수요 예측에 따라 사전에 반도체 장비를 발주하는데 장비 주문이 몰리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리드타임이 길어진 것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440억달러(약 52조3천억원)를 설비투자에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삼성전자와 인텔 역시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전년 대비 10%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980억달러(약 116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파운드리 분야 투자가 전체의 46%, 메모리 분야가 37%를 차지할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비 제조사들의 생산 능력은 한정돼 있는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의 시설 투자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신규 팹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적인 부품 공급망 차질도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 장기화에 영향을 줬다.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도 부품 수급난에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피터 버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원재료 공급망 차질과 부품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급망 이슈가 예상보다 많이 장기화하면서 4분기 출하량에 일부 차질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반도체 기업들은 장기 계약을 체결한 장비 업체들에 우선으로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를 구하는 한편 시설 투자 계획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불확실성을 고려해 구체적인 올해 반도체 투자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부품 공급망 이슈와 장비 리드타임 장기화 등의 상황을 고려해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탄력적으로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장비 리드타임 장기화 추세에 대응해 올해 투자분 일부를 지난해 하반기에 앞당겨 선제적으로 집행했고, 특히 장비 발주를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장비 리드타임 장기화가 단시간에 해소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계획을 탄력적으로 집행하며 차질을 최소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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