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ECB총재 "전원 인플레 우려…결정은 서서히"

입력 2022-02-04 01:07  

라가르드 ECB총재 "전원 인플레 우려…결정은 서서히"
"단기자금시장, ECB 연내 기준금리 0.28%포인트 인상 전망 반영"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3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위원회 소속 위원들 전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했지만, 서둘러 결론을 내지 않겠다는 의지가 단호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은 앞서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테지만, 올해가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채권 매입 속도를 전분기 보다 낮추되 오는 3월 말부터는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월 소비자물가가 5.1% 상승해 역대 최고로 치솟으면서, 3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기존 통화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에 자산매입을 중단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시사했고, 이날 잉글랜드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인상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해 12월 예상했던 것보다 물가상승률은 특히 단기간에는 위쪽으로 상승할 위험이 크다"면서 "상황은 실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합의한 대로 순차적으로 숫자들을 주시하고,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서서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만,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지난 기자회견 발언을 되풀이하지는 않았다.
그는 1월 유로존 물가가 5.1% 상승한 주된 이유는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간접적인 영향에 따른 것이라며, 식료품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은 확산이 거듭될수록 덜해지고 있지만, 국가별 코로나19 방역 규제는 경제활동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긴장을 명확히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지정학적 구름이 유럽에 드리웠다"면서 이는 경제성장 전망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CB는 올해 연말에 물가상승률이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현재 돈줄을 조이는 것은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금융시장 투자자들이나 정책 입안자들은 이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ECB가 지속해서 물가상승세를 과소평가해왔다고 지적했다.
단기자금시장은 ECB가 올해 기준금리를 0.28%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첫 인상시기는 7월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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