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위치로 존재감…최고긴장에도 방역고삐 안놓아
고령 대통령 보호노력도 감지…지지율 상승효과 있을까 주목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를 성공적으로 제거한 직후인 3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상황실 사진을 트위터에 즉각 공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와이셔츠 차림으로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의 진행 상황을 주시하는 장면이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사진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2가지라고 소개했다. 하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존재감이고, 다른 하나는 '마스크'다.
사진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바로 오른편에 앉아 함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 및 아시아계 부통령으로 화려하게 백악관에 입성했으나 실언 등으로 거듭 논란을 일으키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 영향인지 임기 초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발표 때 항상 옆자리를 지키던 그가 최근 존재감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분석이 워싱턴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테러조직 수장을 제거하는 군사 작전에 전면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건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상황에도 참석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짚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 쓰기' 운동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가 드러난다는 해석이다.
또한, 79세로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의 감염을 예방하려는 백악관의 노력도 엿볼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진단했다.
최근 한 백악관 회의에서는 참석자 중 유일하게 바이든 대통령에게만 물잔이 제공되는 일도 있었다. 다른 참모들은 아예 마스크를 내릴 일이 없도록 해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한다.
바닥을 기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백악관이 상황실 사진을 공개했다는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 라덴을 성공적으로 제거하고 백악관 상황실 사진을 공개했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군 장성에게 상석을 내주고 구석에 앉은 모습이 크게 화제였다.
성공적인 작전과 사진 공개 이후, 취임 3년차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7%로 직전 달 대비 11%포인트 뛰어올랐었다.
특히 당시 사진에는 오바마 대통령뿐 아니라 그때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도 눈에 띈다.
부통령 보좌관이었던 토니 블링컨 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다양한 백악관 참모가 작전에 참여한 사실이 당시 공개됐었다.
이는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게 주로 초점을 맞춘 점과는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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