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에 조정 신청…노조 "합법적 쟁의권 확보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2021년도 임금협상을 두고 회사와 대립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노조가 쟁의행위 준비 수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4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노사 분쟁을 조정하는 중노위는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접수하면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 공익위원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꾸려 10일간 노사 양측에 중재를 시도한다.
중노위 중재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중노위는 '조정 중지'를 결정하게 된다.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협상 최종안에 대한 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노사 간 대화는 이제 결렬됐다"며 "합법적인 쟁의행위권을 확보하고 회사에 맞서 더 큰 투쟁을 조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내 4개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지난해 10월부터 총 15차례의 교섭을 벌이며 회사와 2021년도 임금협상을 해왔다.
노조는 연봉 1천만원 일괄 인상과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지급 체계 공개 등을 요구했지만, 삼성전자는 임직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가 정한 기존 임금인상분 외에는 추가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가 실제 파업을 결정할 경우 삼성전자에서는 창사 53년 만에 첫 파업이 발생하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전국삼성전자노조의 조합원 수는 4천500명 규모로, 국내 전체 삼성전자 임직원(약 11만4천명)의 4% 수준이다.
노조 측은 "조정 신청을 통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해 파업을 포함해 구체적인 쟁의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측은 "노조와의 대화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밝혔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임금협상을 진행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회사와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해 6월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2주간의 파업 끝에 노조는 결국 회사가 정한 기존 임금인상률에 따르기로 하고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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