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지병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시기를 놓친 노부부가 불과 30분 새 나란히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3일(현지시간) 일간 '베로나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도시 베르나 인근 한 병원에서 93세 남성과 그의 부인인 86세 여성이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부인이 먼저 눈을 감았고 약 30분 뒤 남편이 그 뒤를 따랐다고 한다.
64년을 해로한 이들은 지난달 중순 똑같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특히 이들이 부득이한 사유로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샀다.
남편은 과거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은 뒤 심한 합병증을 앓는 바람에 또 다른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부인은 퇴행성 질환으로 백신을 맞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부부는 슬하에 두 자녀와 네 명의 손자를 뒀다.
한 자녀는 "두 분은 평생을 함께하며 매우 행복하게 삶을 꾸리셨다. 아버지가 죽어서도 어머니를 혼자 두지 않으려 서둘러 뒤를 따르신 거 같다"고 말하며 깊은 슬픔을 표했다.
3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전체 인구(약 5천930만 명) 대비 79.8%다.
이 가운데 80∼90대의 접종 완료율은 97∼99%에 이른다. 백신을 맞지 않은 소수의 노령층은 지병 등으로 접종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이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당국은 노령층의 경우 백신 접종이 중증이나 사망을 막는데 효과가 크다고 보고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라면 백신을 꼭 맞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현재 50세 이상 모든 성인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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