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中에 다목적 자산…美, 한국 핵잠수함 개발 지지해야"

입력 2022-02-05 02:43  

"北도발, 中에 다목적 자산…美, 한국 핵잠수함 개발 지지해야"
포린어페어스 기고문…"한반도 위기, 中 대만침략 절호 기회"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북한의 연쇄 미사일 도발이 미국에 대항해 군사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다목적 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산하 '대니얼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 조성민 교수 등의 '북한이 중국의 자산이 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하고,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기고문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이 대중국 견제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타격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고립에 머뭇거리는 동기"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할수록 유일한 북한의 동맹이자 후원자로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북한 미사일의 위협을 받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무작정 거리두기를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로 병력을 증강해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는 대만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대(對) 중국 전선 강화로 군사 배치의 초점을 맞추려 하는 미국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기고문은 지적했다.
기고문은 또 올해 들어 계속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당장 미국 본토를 위협하지는 않더라도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및 이지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시험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넘기도록 주한미국대사를 공식 임명하지 않고 있고, 미사일 발사 이후에도 제한적 대북 제재 이외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우선 순위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고문은 "이 같은 균열은 한국을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의 약한 고리로 보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반가운 진전"이라며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의 대가로 미국이 대중국 견제 압박(동참)을 내미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외교적으로뿐 아니라 군사적 입장에서도 이득이 되는 다목적 카드의 측면도 강하다.
대만 해협을 중심으로 병력을 집중하고 싶은 미국 입장에서 북한의 군사 도발이 이어질 경우 한국의 군사적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미군 전략자산 배치의 재검토가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고문은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해 미국이 지난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당시와 같이 전략 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추가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며 "긴장이 충분히 고조된다면 일본 요코스카에 거점을 둔 미군 제7함대의 작전 초점을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 제7함대는 대 중국 견제의 중추로서 대만 해협 및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나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면 작전활동의 무게중심이 한반도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위기는 중국 입장에서는 세력 확장을 위한 황금같은 기회"라며 "미국의 정보 자산이 한국을 지원하면 중국으로선 미국에 사전 경고 없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고 기고문은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중국에 대한 직접적 도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한국의 방어 능력 강화를 보조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가운데는 핵 잠수함 개발 등이 포함된다고 제안했다.
기고문은 한미 군사훈련 강화도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다. 북한 문제를 고리로 최악으로 얼어붙은 한일 관계도 개선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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