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여성에 특히 타격"…엄격한 보도 제한·경제 붕괴 등 원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해 8월 탈레반의 집권 후 아프가니스탄의 언론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국제기자연맹(IFJ)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8월 아프간 전 정부가 무너진 후 지금까지 318개 이상의 언론사가 폐업했다고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앞서 국경없는기자회(RSF)와 아프간독립기자협회(AIJA)는 지난해 12월 하순 보고서에서 탈레반 집권 후 문을 닫은 언론사의 수가 231개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보고서 공개 후 약 한 달 보름 동안 80여개의 언론사가 더 문을 닫은 것이다.
작년 8월 초만 하더라도 아프간 전역에서는 543개의 언론사가 활동한 것으로 추산됐다.
불과 6개월 사이에 기존 언론사 중 59%가량이 무너진 셈이다.
국제기자연맹은 이번 보고서에서 "신문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는데 114곳 가운데 20개만 운영되고 있다"며 "TV 매체 51곳, 라디오 방송국132곳 등도 운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탈레반 집권 이전 5천69명에 달했던 언론인 수는 2천334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을 잃은 언론인 중 72%는 여성이라며 "지금까지 근무 중인 여성 언론인의 수는 243명"이라고 밝혔다.
언론사가 차례로 문을 닫은 것은 탈레반이 도입한 새 언론 규정과 탄압,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탈레반은 집권 후 새롭게 도입한 언론 규정을 통해 이슬람에 반하거나 국가 인사를 모욕하는 보도를 금지하고 있으며 관료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나 대중의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도 보도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인이 구금되거나 폭행당하는 일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 벨랑제르 국제기자연맹 사무총장은 아프간 언론 상황 악화 원인으로 탈레반의 위협과 가혹한 보도 제한, 경제 붕괴 등을 꼽으며 "이는 실직한 언론인뿐만 아니라 정보에 접근할 수 없게 된 국민 모두에게 재앙"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언론인들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탈레반 정부가 미디어의 정보 접근을 확대하고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간기자협의회 회장인 하피줄라 바라크자이는 언론이 아프간 상황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아프간 미디어에 투자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