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전후 방역지침 강화 잇따라…"불편해도 집단감염 막아야 피해 최소화"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김유아 기자 =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무섭게 확산하자 금융권도 방역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 속에 금융사들은 정부 지침보다 강화된 방역 지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설 연휴 전 1만7천명에 조금 못미쳤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5일 3만6천명대까지 급증했다.
재택·분산 근무 비율을 더 높이고, 대면 회의 추가 제한, 직원식당 배식 중단, 신속항원검사시약(자가진단키트) 공급 등 다양한 감염 확산 방지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화생명[088350]은 설 연휴 이후 이틀간 전 부서에 50% 이상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고, 가능하다면 전원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출근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자가진단키트를 지원해 음성 확인을 거치게 했다.
다양한 인원이 오가는 연수원에 대해선 미리 백신 접종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미접종자는 입소 이틀 전 PCR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거치도록 했다.
한화생명은 감염이 확산일로인 상황을 고려해 강화된 방역지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이달 3일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종전 50%에서 70%로 대폭 상향했다. 대면 회의를 최소화하기 위해 5인 이상 회의는 화상회의로 필수 전환하도록 하고, 외부 회의는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재택근무 비율을 70%로 올린다는 데 사내에서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집단 감염이 생겨 수시로 해당 층을 폐쇄하는 것보다는 단호하게 재택근무를 확대해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부터 직원 간 모임 금지와 '1인 식사' 원칙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직원식당은 자율배식을 중단하고 도시락 판매로 전환했다. 종전에는 '모임 자제'를 권고하는 수준이었다. 회의, 연수, 행사는 비대면 진행을 원칙으로 한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말부터 재택근무와 분산근무를 포함하는 이원화 근무 비율을 30%에서 40%로 조정했다. 대면 회의, 출장, 행사도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NH농협생명 등은 의심 증상이 있는 직원은 언제라도 활용할 수 있도록 자가진단키트를 지원하고, 흥국화재[000540] 등은 재택근무를 확대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 등 다수 금융사도 한화생명과 마찬가지로 설 연휴 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직원만 출근할 수 있도록 했다.
오미크론 감염자는 무증상이나 경증이 많아 방역당국도 장기적으로는 인플루엔자 수준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업계는 방역 고삐를 더욱 죄거나, 기존의 지침을 유지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감염자가 겪는 증상이 덜하다고 해도 전파력이 강해 집단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소 불편하더라도 재택근무를 늘리고 행사를 줄이는 등 방역 지침을 유지·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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