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전문가패널 보고서 초안 보도…"北미사일 신속배치·기동성 역량↑"
北, 석탄수출 등 불법해상활동 재개…북 선박만 투입, 예년보다 낮은 수준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는 유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전날 저녁 대북제재위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패널은 보고서 초안에서 지난 1년간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없었음에도 북한은 핵분열성 물질 제조 능력을 계속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인프라 개발과 유지·보수는 계속됐다"면서 "북한은 이러한 프로그램에 필요한 물질과 기술, 노하우를 계속해서 해외로부터 구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유·무형적 자원은 주로 사이버 수단, 외국 기관과의 합동 과학연구를 통해 조달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뚜렷이 가속화하고 있다"라고도 우려했다.
이번 보고서 대상 기간은 아니지만 북한은 지난 1월에만 9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역대 가장 많은 발사 건수를 기록했다고 미국을 비롯한 9개국 유엔대사들이 전날 안보리 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비판하기도 했다.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사일) 신속 배치, 바다를 포함한 광범위한 기동성, 미사일 부대의 향상된 전력에 대한 역량 증가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 실태에 대한 진단도 보고서 초안에 담겼다.
전문가패널은 "특히 가상화폐 자산에 대한 사이버공격은 여전히 북한의 중요한 수익원"이라며 금융기관, 가상화폐 기업과 거래소를 계속 타깃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한 회원국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공격 행위자들은 2020년부터 2021년 중반까지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 최소 3곳의 가상화폐거래소로부터 모두 5천만달러(약 600억원) 이상을 훔쳤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지난해 가상화폐 플랫폼에 대한 최소 7건의 사이버공격을 통해 거의 4억달러(약 4천800억원)를 빼냈다는 사이버보안회사 체이널리시스의 지난달 발표도 전문가패널 보고서 초안에 인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 언급된 북한의 해킹 이익은 지난 2019년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기재된 20억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던 불법 해상활동을 재개하고 있으나, 아직 예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전문가패널은 진단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해상 석탄 수출이 2021년 하반기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정유제품 불법 수입량도 같은 기간 증가했으나 예년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북한의 국경 폐쇄로 이러한 불법 수입에는 외국 선박 대신 오직 북한 선박만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의 인권 상황은 코로나19 봉쇄 탓에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고 전문가패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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