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산업 증표…닷컴버블기 이어 인터넷 기업 득세
"최고 인지도에 편승"…NBA·UFC 등에도 통큰 후원자로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가상화폐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점령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오는 13일 로스앤젤레스(LA)의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 램스와 신시내티 벵골스의 슈퍼볼 기간에 TV광고를 내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가상화폐 결제 플랫폼 크립토닷컴,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FTX 등이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캐나다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 바이트도 캐나다 현지 중계방송에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FTX의 창업자 샘 뱅크맨 프라이드는 "우리 이름을 널리 알리는 방법"이라며 "슈퍼볼보다 인지도가 높은 곳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슈퍼볼 중계방송 사이에 나가는 TV 광고는 가장 비싼 광고 중 하나로 꼽힌다. WSJ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게임 중계시 나가는 30초짜리 광고의 단가는 700만 달러(약 84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슈퍼볼 광고는 당시 투자 열기가 가장 뜨거운 산업들이 주로 차지한다.
특히 인터넷 기업들은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1월에 열린 슈퍼볼에서 약 60여편의 TV 광고 중 12편을 차지해 당시 게임을 '닷컴볼'로 불리게 했다.
이번 슈퍼볼에는 이들 가상화폐 기업들이 인터넷 기업들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은 이미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립토닷컴은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과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 미국프로농구(NBA)에 광고를 내보냈다. 지난해에는 7억 달러(약 8천400억원)를 내고 향후 20년간 NBA LA 레이커스와 LA 클리퍼스 등이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LA 스테이플스 센터를 '크립토닷컴 아레나'로 바꾸기로 했다.
FTX도 지난해 3월 1억3천500만 달러(약 1천620억원)를 내고 19년간 NBA 마이애미 히트의 홈구장을 'FTX 아래나'로 부르기로 했다.
스폰서십 컨설팅 회사인 IEG에 따르면 가상화폐 기업들은 올해 북미에서 1억6천만 달러(약 1천920억원)가 넘는 돈을 스포츠 스폰서십을 위해 지출할 전망이다. 이는 항공업계나 와인·증류주, 패스트푸드 업계보다 더 많다.
피터 라츠 IEG 글로벌 매니징 디렉터는 "가상화폐 기업들의 지출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을 들어본 사람이 많지 않아 가상화폐가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