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가수스 '원산지' 이스라엘서도 파문…경찰 무차별 사용 드러나

입력 2022-02-0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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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가수스 '원산지' 이스라엘서도 파문…경찰 무차별 사용 드러나
전 총리 아들과 재판 증인 등도 해킹 피해 의혹…정부 대대적 조사 예고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보안기업이 만든 휴대전화 해킹용 스파이웨어 '페가수스'가 이스라엘 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이 정보 수집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이 스파이웨어를 사용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페가수스를 활용한 일반인 대상 정보수집 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 도구(페가수스)를 포함한 유사 프로그램들은 테러 및 범죄와 싸움에 중요하지만, 일반 대중이나 공직자를 대상으로 정보를 습득하도록 개발되지는 않았다"며 "따라서 우리는 지금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메르 발레브 이스라엘 치안 장관은 정부 차원의 조사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만든 휴대전화 해킹용 스파이웨어다.
애초 이 프로그램은 테러와 범죄에 맞서는 정보기관을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해외에 수출된 이후 실제 운용 과정에서 불법적인 정보 습득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스라엘에서도 경찰이 이 스파이웨어를 영장 없이 광범위하게 사용해왔다는 의혹이 지난달 경제전문 매체 칼칼리스트(Calcalist)의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이 매체는 재무부, 법무부, 통신부의 고위 지도자와 다수의 시장, 경찰의 비행에 항의해온 에티오피아계 이스라엘인들도 해킹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더욱이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 증인인 현지 최대 뉴스 포털 왈라의 전직 대표, 네타냐후의 장남인 아브네르 네타냐후도 페가수스의 표적이 됐다는 추가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방송 매체들은 네타냐후의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던 과거 네타냐후의 측근도 해킹 표적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네타냐후 전 총리 측 변호인은 해킹 사건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재판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전 세계 16개 언론사는 지난해 7월 탐사 보도를 통해 페가수스 스파이웨어가 여러 나라에서 정부 지도자와 언론인, 인권 운동가,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정보 습득에 불법적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프랑스, 인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수의 국가에서 관련 피해 사례가 보고됐으며, 각국 정부는 불법 해킹 조사에 착수했고,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서둘러 보안을 강화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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