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위기가 23살 어린 부인의 입김 탓?…논란 가열

입력 2022-02-08 03:36   수정 2022-02-08 08:29

영국 총리 위기가 23살 어린 부인의 입김 탓?…논란 가열
"호화 인테리어 등 문제사안마다 등장" vs "성차별·여성혐오에 의한 공격"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56) 영국 총리가 위기에 몰린 배경에 23살 어린 부인 캐리 존슨(33) 여사가 있다는 주장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보수당 인사 애슈크로프트 경이 "캐리 존슨 여사의 행동 때문에 존슨 총리가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대로 영국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에 본격 불이 붙었다.
존슨 여사는 그동안에도 관저 인테리어, 아프가니스탄 유기동물 구출 등의 문제가 된 사안의 중심에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벽지 한 롤 당 840파운드(136만원)에 달하는 호화 인테리어를 밀어붙였다고 해서 '캐리 앙투아네트'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구출작전 때는 유기동물 수송 허가에 관여해서 사람 구출에 차질을 초래했다는 의혹이 있지만 총리 부부는 부인하고 있다.
또 존슨 총리를 위기로 내몬 '파티 게이트'에서도 봉쇄 중 파티 주최자로 이름이 종종 등장했다.
존슨 여사가 남편의 정치적 의사결정에 막강한 영향을 끼친다는 의혹도 많았다.
애슈크로프트 경은 자신이 쓴 존슨 여사 전기 '영부인'에서 2019년 총리 선거운동 당시 존슨 여사가 남편의 휴대전화로 행사를 지시하고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존슨 총리가 부인이 화가 나지 않게 눈치를 보며 참모 인사를 하고 정책을 뒤집었다고 했다.
존슨 총리의 최측근이던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수석보좌관이 존슨 여사와의 권력다툼에서 패배해서 2020년 11월 사임하기도 했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이후 존슨 총리 부부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리고 폭로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존슨 여사는 이전 총리 부인들과 달리 직접 정치에 몸을 담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는 보수당 공보실에서 일했고 이후 문화부 장관 보좌관 등으로 활동했다. 환경과 동물에 관심이 많으며 지금은 자연보호단체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존슨 총리의 여자친구 자격으로 총리 관저에 입성했고 이후 아이 둘을 낳고 결혼을 했다.

존슨 여사 측은 즉시 반발했다.
존슨 여사는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애슈크로프트 경이 제기한 의혹들은 등 돌린 전임 측근들이 존슨 여사의 신뢰를 떨어뜨리려고 하는 소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존슨 총리의 적들이 잔인한 작전에서 자신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존슨 여사는 정부에서 역할이 없는 민간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BBC 인터뷰에서 존슨 여사를 향한 공격은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이라고 말했다.
자비드 장관은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겠다고 선택한 것은 정치인이므로 그들의 배우자들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의 조너선 아쉬워스 의원도 존슨 여사 비판은 공정하지 않고 성차별적이라고 말했다.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을 실망하게 하는 것은 그의 남편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스카이뉴스는 이날 존슨 여사의 친구인 헨리 뉴먼이 총리실 수석 보좌진에서 교체됐다고 보도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뉴먼이 균형발전부로 간 것은 서로 합의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뉴먼은 한때 존슨 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 들어갔다.
존슨 총리는 존슨 여사가 인사와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 뉴먼을 내보내라는 요구를 받아왔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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