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빼고 2030년 매출 60조원 달성…추가 분사 없다"(종합)

입력 2022-02-08 17:52   수정 2022-02-08 18:35

LG화학 "배터리 빼고 2030년 매출 60조원 달성…추가 분사 없다"(종합)
3대 신사업서 절반인 30조원 목표…전지 소재서만 21조원 매출 계획
"LG엔솔 상장으로 매년 4조원 이상 투자 충분…타사업은 분사 안해"
탄소중립 성장 목표 시점 20년 앞당겨…"2050년까지 넷제로"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화학[051910]이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 2030년에 매출 60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양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배터리에 쏠린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고부가 중심으로 대전환하겠다는 것으로, 호실적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상장으로 개선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신성장 사업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신학철 부회장은 8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투자자 설명회(인베스터 데이)에서 이러한 내용의 '블루오션 시프트' 전략을 발표했다.
신 부회장은 2030년에 배터리 자회사 LG엔솔을 제외한 직접 사업으로만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고, 이중 절반인 30조원을 3대 신사업에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 2030년 전지 소재 매출 21조원, 친환경 소재 8조원, 글로벌 신약 1조원 목표
3대 신사업 중 핵심 분야는 양극재, 분리막 등 전지(배터리) 소재다.
LG화학은 전지 소재 사업 매출을 지난해 기준 1조7천억원 수준에서 올해 2조8천억원, 2026년 8조4천억원을 거쳐 2030년 21조원까지 12배 이상으로 성장시키고,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인 고수익 사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 매출 목표치 21조원을 세부적으로 보면 양극재에서 6조6천억원, 분리막에서 1조2천억원, 기타 제품에서 6천억원의 매출을 낸다는 계획이다. LG엔솔의 성장에 따라 매출 목표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신 부회장은 전했다.
LG화학은 2006년 세계 최초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양산하는 등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메탈 소싱 경쟁력을 기반으로 양극재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달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 건설에 착공한 바 있다. 2026년까지 한국, 중국, 유럽, 미국에서 4각 생산 체제를 구축해 양극재 생산 능력을 26만t(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LG화학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등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리막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
양극재와 분리막 외에도 탄소나노튜브(CNT), 방열접착제, 음극바인더, BAS(Battery Assembly Solution) 등 전지 부가 소재들을 키우고 차세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사업 매출은 1조4천억원에서 2030년 8조원으로 6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소재 사업은 재활용, 생분해성·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소재 사업 등이 중심이다.
LG화학은 재활용 원재료 확보를 위해 쿠팡, LG전자를 비롯한 여러 업체와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제약 사업의 경우 항암 영역과 당뇨·대사 영역에 집중해 혁신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신약 2030년 매출 목표는 1조원으로 세웠다.
현재 LG화학은 임상 1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글로벌 혁신 신약의 파이프라인 10개를 확보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3개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부상하는 수소와 관련해 LG화학은 나프타분해설비(NCC)에 메탄 대신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기술과 그린 암모니아를 그린 수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 "연간 4조원 이상 투자 여력 충분…첨단소재, 생명과학 분사 안해"
LG화학은 3대 신성장 사업 확대와 연구개발을 위해 올해부터 연간 4조원 이상의 투자를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엔솔 상장으로 재무 안전성이 개선돼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LG엔솔 상장으로 재무 건전성이 좋아져 LG엔솔을 합친 연결 기준으로는 순현금 상태, LG엔솔을 제외해도 순차입금 비율은 10% 초반 수준"이라며 "개선된 재무구조 하에서 연간 4조원 투자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LG엔솔 주식의 추가 매각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첨단소재 사업이나 생명과학 사업이 추가로 분사될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신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은 시장의 빠른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연간 수조원 이상의 투자 부담이 엄청나 리더십 확보를 위해서는 분할 상장이 거의 유일한 옵션이었다"며 "이와 달리 첨단소재나 생명과학은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LG화학의 자체 투자 여력으로 충분하다. 첨단소재와 생명과학을 비롯해 앞으로 추가되는 사업 포트폴리오는 직접 사업을 관리·영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폐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폐배터리 사업 상업화 시점을 2028년 이후로 예상하면서 "지금부터 글로벌 자동차 업계, LG엔솔 등과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50년 탄소 배출량 없는 '넷제로' 목표
LG화학은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서 2030년 '탄소중립 성장'을,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탄소중립은 사업장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통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LG화학은 당초 2050년까지 기준 년도에 탄소 배출량 증가가 없는 '탄소중립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가, 탄소중립 성장 달성 시기를 2030년으로 20년 앞당겼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50년 탄소배출 예상치보다 총 2천만t을 줄여야 한다. 탄소 배출량 2천만t은 화석연료 차량 83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으로 소나무 약 1억4천만 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탄소 감축을 위해 LG화학은 혁신 공정 도입, 친환경 원료·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추구하는 성장 전략은 글로벌 산업 대전환기를 기회 삼아 R&D와 전략적 투자는 물론 M&A까지 포함한 내·외부의 모든 성장 기회를 모색해 블루오션을 선점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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