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무기 대처법은…미 싱크탱크 "의외로 쉬울 수도" 주장

입력 2022-02-08 16:02  

극초음속 무기 대처법은…미 싱크탱크 "의외로 쉬울 수도" 주장
"속도 자체가 약점…경로에 금속입자·전자파 뿌리기"
"입자 하나만 걸려도 기체 망가져 성능저하나 임무실패"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개발해 실전 배치한 극초음속 무기가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 단계에선 의외로 쉽게 무력화될 수 있는 무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7일(현지시간) 극초음속 무기 방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담긴 보고서를 발간했다.
기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무기인 극초음속 무기는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비행해 지구상 어느 곳이든 1∼2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으며, 현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탐지 및 요격이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속도 자체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CSIS 소속 미사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보고서를 공동작성한 톰 카라코 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국장과 마사오 달그런 연구원은 "강력한 경감 조처가 취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극초음속 무기가 날아가는 흐름을 교란하면 성능을 점점 떨어뜨리거나 임무를 완전히 실패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낙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무기인 만큼 공기 중에 떠 있는 입자 하나만 잘못 부딪혀도 기체가 손상돼 제 기능을 못 하도록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술적 난도가 높은 무기체계여서 전자기 교란 등 외부 간섭에 대응할 설계상 여유가 크지 않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혔다.

CSIS는 "지향성 에너지 체계를 이용한 전기적, 광학적, 열적, 전자기적 교란이 극초음속 무기의 설계상 여유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면서 "이는 상대가 더 재래식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무기 설계을 채택할 수밖에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현존 순항미사일이나 드론 등을 이용해 극초음속 무기의 이동경로에 금속 입자를 뿌리거나, 극초단파 등을 발사해 내부 회로를 망가뜨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CSIS는 이런 수단은 미국이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고 방어체계의 빈틈을 메꿀 때까지의 임시방편에 불과하지만 비교적 싼 값에 잠재적 적국의 최신 무기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은 막을 방법이 없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비대칭적 수단이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면서, 일단 극초음속 무기를 탐지ㆍ추적할 방어체계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실전 배치된 극초음속 무기들은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다가 낙하 직전 수평 비행으로 전환한 뒤 비교적 낮은 고도로 수백㎞를 활공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발사 순간은 쉽게 포착되지만, 최종 활공 단계에 들어가면 지상 레이더로는 추적이 어렵다.
이에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때인 2019년 우주 공간에서부터 위협 요인을 추적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 강화 계획을 수립했지만,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건 최근 들어서다.
미국은 일러야 2023년에나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 배치할 수 있을 전망이다. FP는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 방어국이 극초음속 무기를 격추하기 위한 제한적 방어체계 등의 개발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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