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블루' 효과…공기질은 여전히 세계기준엔 크게 못 미쳐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北京)은 과거부터 뿌연 하늘과 메케한 공기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TV 중계 등을 통해 보이는 베이징과 주변 도시의 하늘은 화창하게 맑다.
갑자기 베이징의 공기가 좋아진 것일까.
AP통신은 8일 '중국이 올림픽 동안 어떻게 파란 하늘을 갖게 됐나'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를 통해 이를 조명했다.
통신은 무엇보다 중국의 대기질이 수년 전보다는 현저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중국 정부가 그간 석탄을 연료로 쓰는 공장이나 차량 배출 가스 등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련의 조치를 시행하며 올림픽과 상관없이 공기 정화에 나름 신경 쓴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비단 이번 베이징 올림픽만 아니라 대부분의 올림픽 개최국은 대회 전 공기 관리에 나서 올림픽 기간 공기가 반짝 좋아지는 '올림픽 블루(blue)' 현상을 만든다.
중국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올림픽을 염두에 둔 대기질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2013년 베이징의 대기질이 좋았던 날은 176일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88일로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베이징의 지난해 대기오염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 허용치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2019년까지 베이징에 거주했던 한 핀란드 학자는 "베이징 주변에 여전히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산업 시설이 집중돼 있어 대기 오염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이들 시설이 다시 본격적인 가동에 나서면서 TV에서 보이는 화창한 하늘은 다시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40억7천만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는 당초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폐기하려 했으나 중국과 인도의 반대로 단계적 감축 수준으로 목표치를 낮춰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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