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극한 바다서 300년 산 해면 먹이는 수천년 전 생물 화석

입력 2022-02-09 11:35  

북극 극한 바다서 300년 산 해면 먹이는 수천년 전 생물 화석
공생 미생물 효소로 관벌레 등 화석화한 생물 잔해 먹고 생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북극해 얼음 밑 심해 해산(海山) 꼭대기에서 대규모 군락을 형성한 해면이 수천 년 전에 죽어 화석이 된 생물의 잔해를 먹고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극해 한가운데의 해면 군락은 지난 2011년 해도 제작을 위해 얼음을 뚫고 내려보낸 썰매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차갑고 어두운 극한환경의 바다에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는 자체가 과학계를 놀라게 했는데, 연중 내내 얼음으로 덮여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무엇을 먹고 사는지가 미스터리가 돼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해양미생물 연구소에 따르면 해양생물학자 안트예 뵈티우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북극점 인근 랑세트 리지(Langseth Ridge)에서 촬영된 해면 군락지 이미지와 해면 시료를 정밀 분석해 얻은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해면들이 약 300년 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수천년 전 해저 화산 활동이 이뤄질 때 화산에서 나오는 영양분에 의존하던 생물군의 잔해 위에 군락을 형성하고 있으며 박테리아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해면이 화석화한 생물의 잔해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제공하는 박테리아의 도움을 받아 이를 먹이로 삼아온 것으로 제시했다.
해면과 생물 화석의 질소와 탄소 동위원소가 같은 것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논문 제1저자인 해면 전문가 테레사 모간티 박사는 "해면이 고대 유기물을 이용할 수 있는 공생미생물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 미생물들은 해면이 단백질과 키틴으로 이뤄진 관벌레와 같은 해산에서 서식하다 멸종한 생물의 잔해를 먹이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뵈티우스 교수는 BBC뉴스와의 회견에서 북극해의 해면 군락은 지구라는 행성에 아직 알아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고 얼음 밑에서 더 많은 생명체가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외계 생명체 같은 생물이 많이 있고 기술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얼음으로 덮인 바다는 특히 더 그렇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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