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무기한 연기 후 정국 주도권 경쟁 심화
의회, 총리 교체 위한 투표 계획…총리 "선거 전까지 권력 못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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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후 10년 넘게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는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총리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압둘 하미드 모함메드 드베이바 리비아 임시 총리와 가까운 소식통은 이날 새벽 귀가 중이던 총리의 차량을 겨냥한 총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다행히 총리가 살아남았지만 명백한 암살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암살을 시도한 괴한들은 현장에서 달아났고, 당국에 수사 지시가 내려졌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총리 암살 시도 주장과 관련된 사진이나 영상, 목격자의 진술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드베이바 임시 총리 측의 암살 시도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대선의 무기한 연기 후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암투가 무력 사용으로 격화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지역을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A)의 내전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LNA의 수도 트리폴리 장악이 실패로 돌아간 뒤 양측은 2020년 10월 유엔의 중재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휴전 협정에 서명했고, 이어 열린 중재 회의에서 선거 일정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국제사회의 후원 속에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대선에는 LNA 사령관 하프타르, 유엔 주도로 임명된 유력 사업가 출신 드베이바 임시 총리는 물론 독재자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까지 후보로 나섰다.
그러나 선거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혼란이 지속되면서 대선은 무기한 연기됐지만, 이후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은 한층 더 격렬해졌다.
내전 와중에 동부 군벌을 지지했던 의회는 자체 투표를 통해 임시 총리를 교체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드베이바 임시 총리는 합법적인 선거가 치러지기 전에는 권력을 이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드베이바 임시 총리는 9일 트위터에 "리비아의 무슬림형제단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군부와 결탁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 국민이 거리와 광장으로 나와달라"고 촉구했다.
의회의 총리 교체 시도는 결국 리비아의 상황을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통합정부가 구성되기 이전 양대 세력이 경쟁하던 혼란 상태로 되돌릴 것이라는 게 현지 정치분석가들의 관측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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