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대일로 겨냥…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은 밝히지 않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에 1천500억 유로(약205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앞서 EU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밝힌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투자 방안 3천억 유로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EU 유관기관과 민간까지 아울러 2027년까지 전 세계 사회기반시설, 디지털, 기후 사업에 이같이 투자한다는 방침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아프리카 투자안에서 구체적인 재원 마련과 지출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오는 17∼18일 열리는 EU와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전날 도착했다.
그는 "정상회의에서 논의의 중심은 투자가 될 것"이라면서 "이 부분에서 유럽은 아프리카에 가장 믿을만한 파트너이자 단연코 가장 중요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세네갈에 도착하기 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AFP에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듯 아프리카에 대한 외국 투자가 종종 '숨겨진 비용'과 함께 온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환경 보호와 인권에 덜 엄격하다는 비판을 종종 받는다.
특히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부채의 덫을 놓는다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베이징 당국은 차관의 경우 빈곤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럽과 아프리카는 함께 일하는 데 이해관계가 있다"면서 양 대륙이 지리적으로 근접하고 공통의 안보 관심사항을 갖는다고 말했다.
살 대통령은 자신도 지구 온난화와 싸우는데 헌신하고 있지만, 산업을 활성화하고 전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대해 금융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이 없는 해외 투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끝내겠다고 밝힌 미국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의 방안에 반대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인구 1천700만 명의 빈국 세네갈은 대서양 연안에서 가스전을 개발하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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