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 삼중압박…벨라루스 합동군사훈련·크림반도와 러 서부에 병력 추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남쪽과 북쪽, 동쪽 접경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면서 '3중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 위성사진에 생생히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9, 10일 수집해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남부 크림반도와 동쪽과 접경한 러시아 서부, 북쪽과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를 포함한 우크라 주변 다수의 지역에 러시아 군 병력과 장비가 새로이 혹은 추가로 배치된 것이 포착됐다.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무력으로 복속한 크림반도의 흑해 서부 연안 인근에 위치한 노보오제르노예, 슬라브녜에는 병력과 차량 등 장비가 추가됐다. 크림반도 중앙에 있는 옥티아브르스코의 폐쇄된 비행장에는 주둔 병력을 위한 550채의 새로운 텐트와 함께 수백 대의 차량이 배치된 것이 사진으로 확인됐다.
또한, 러시아 서부의 쿠르스크 지역으로 군사 자산이 추가된 모습도 위성사진에 담겼다. 이 지역은 러시아어를 쓰는 인구가 다수 거주하는 우크라 제2 도시인 하르키우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러시아는 또한 흑해와 인근 아조프해에서도 해군 함대 훈련을 실시 중이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10일 북해함대와 발트함대에 속한 상륙함 6척이 지중해에서 흑해로 진입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해군 훈련으로)공해를 봉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는 또한 벨라루스와 이날부터 대규모 연합훈련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북쪽으로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서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관련국 사이에 긴장이 최고로 고조된 가운데 벌어져 군사 충돌 위기를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방에서는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 인근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벨라루스 파견 부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북쪽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위성사진은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과 20여㎞ 떨어진 벨라루스 쟈브로프카 군 비행장에도 병력과 장비가 새로 도착한 것도 보여준다. NYT 레이더 영상 분석에 따르면, 이 지역은 지난 달 말까지는 활동이 거의 없었으나 10일 공개된 위성사진에는 해당 비행장이 헬리콥터와 다른 수송 장비, 군대 막사, 야전 병원 등으로 북적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같은 영상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정을 내릴 경우 바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의 군사 준비 태세를 부쩍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의 병력 증강은 통상적인 군사 훈련을 위한 것이라며 침공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으나,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리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본격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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