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측 "현 정부, 북·중에 모호…가·불가 분명히 해야"

입력 2022-02-12 01:37  

윤석열 후보측 "현 정부, 북·중에 모호…가·불가 분명히 해야"
외교참모 김성한 "북, 당분간 강한 태도" ICBM 시험 가능성도 거론
"핵우산 메커니즘 강화 필요"…자체 핵무장·전술핵 재배치엔 반대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의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인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은 11일(현지시간) 현 정부가 북한과 중국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한다면서 예측 가능성 있는 외교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협상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극도로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연기 문제에 대해 약간 가능하긴 하지만 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관계에 대해선 서로 유익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윤 후보의 약속이라면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때 중국의 보복 경험을 상기했다.
그는 사드 배치는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해 한국을 지키려는 수단이었다면서 중국이 이를 자국의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인다면 많은 마찰과 긴장을 일으킬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당선 시 사드 추가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본부장의 언급은 사드 배치가 중국 위협이 아닌 한국의 국방을 위한 주권 사항임을 중국에도 분명히 알려야 외교적 갈등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우리는 건설적 관계를 위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전략적 모호성 하에서는 관계가 더욱더 악화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에 대한 '이중 기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 등 충족하기 힘든 조건을 제시한다며 북한이 계속 도발할 가능성이 커 매우 중요한 순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업그레이드에 맞서 억지 태세를 강화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 강화, 한미일 3국 협력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렇지 못하면 북한이 한미를 이간질하거나 벼랑끝전술에 의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곧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것으로 낙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북한이 한국의 새 행정부 출범과 한미 간 정책 조율을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한 뒤 "북한은 당분간 계획한 대로 전략적 도발을 통해 아주 강한 태도를 유지할 것 같다. 낙관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인 4월 11일이나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에 또 다른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본부장은 윤 후보의 외교정책 방향과 관련해 북한과의 원칙 있는 관여, 더 강력하고 포괄적이며 전략적인 한미 동맹, 한미일 3국의 조율 강화, 경제 안보와 함께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서 한국의 기여 증대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많은 한국인이 미국의 핵우산 신뢰성에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핵우산과 관련한 확장 억지 메커니즘 협의와 미사일 방어, 재래식 무기 능력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신 한국의 자체 핵무장, 전술핵 재배치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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