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헌재, 보건의료 종사자 백신접종의무화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기각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속도가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으로 인해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오는 16일 연방정부·16개 주총리 회의에서 단계적 방역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한국의 질병관리청 격인 독일의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의 집계에 따르면 독일의 최근 1주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1천472명으로 치솟아 전날 기록한 사상 최다치(1천465명)를 경신했다.
24시간 동안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24만162명으로 1주일 전보다 7천690명 감소했다. 독일에서 신규확진자가 전주보다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사망자는 226명이었다.
독일 내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달 14일 신규확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73.3%까지 확대하면서 우세종이 됐다. 이 비중은 96%까지 확대됐다고 RKI는 설명했다.
일반 오미크론 변이보다 감염력이 2배로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하위 유형인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이 신규 확진 사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상승했다. 전주에는 5% 안팎이었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종과 잘 구별되지 않는 'BA.2'를 말한다. BA.2는 감염성이 오미크론의 2배 이상으로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RKI는 주간보고서에서 "임상적 특성상 원래 오미크론 BA.1에 감염된 경우와 스텔스 오미크론 BA2에 감염된 경우 간에 차이가 있다는 방증이 없다"고 말했다.
RKI는 "여전히 인구 전체적으로 감염압력이 높다"면서 "오미크론발 확산세의 정점에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독일 연방상원에서 한 연설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되 신규확진자 숫자가 다시 뚜렷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백신의 효능에 대해 확신을 하도록 지속해서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백신 접종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에른과 작센주 등 일부 주가 병원이나 요양원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하지 않으려 하는 것과 관련, "특별히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것에 관한 문제"라면서 "그들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최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연방헌법 재판소는 이날 의료진 등 보건의료분야 종사자들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의무화법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내달 15일부터 병원 의료진과 요양원 간병인력 등 보건의료분야 종사자들은 의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거나 완치된 상태여야 한다. 16일부터 보건의료분야 종사자들은 취업할 때 백신 접종 증명서나 완치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앞서 독일 요양원 대표들과 보건의료분야에 종사하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300여명은 연방헌재에 이 법의 집행을 정지해달라고 74건의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한 바 있다.
독일 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76.1%인 6천330만명, 2차 접종 완료자는 74.7%인 6천210만명, 추가접종자는 55.2%인 4천590만명이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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