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실적 분석…같은 업종 내도 이익집중 현상 심화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작년 4분기(10~12월)에 에너지·소재 기업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4배의 수익을 올리면서 금융을 꺾고 10년 만에 선두로 올라서는 등 고수익을 내는 세계 기업의 세력 판도가 급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금융정보 업체인 '퀵·팩트 세트' 자료를 토대로 세계 상장기업 약 1만 곳의 작년 4분기 실적과 시장 예상치를 지난 10일 시점에서 집계해 1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에너지·소재 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의 4배 규모인 2천225억 달러(약 260조원)에 달했다.
특히 에너지·소재 기업은 전체 업종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작년 4분기에 20%로 키워 19%로 비중이 줄어든 금융기업을 앞질렀다.
에너지·소재 기업의 순이익 비중이 12%포인트 급등한 반면에 금융기업은 17%포인트 급락한 결과다.
에너지·소재 기업이 순이익 규모에서 금융을 꺾고 1위에 오른 것은 2011년 4분기 이후 10년 만이라고 한다.
이 배경에는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의 수요 회복과 공급망에 연관된 수급 문제,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 물류 혼란, 탈 탄소 흐름으로 인한 화석연료 개발 투자 억제 및 자연재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효과로 나타난 자원가격 상승이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주요 기업 중에는 영국 에너지기업 셸이 작년 4분기에 약 114억 달러의 순이익을 거두어 미국 대형 금융기관 가운데 최대 이익을 낸 JP모건체이스를 압도했다.
JP모건체이스는 작년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 감소한 104억 달러 수준이었다.
미국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도 약 7년 만의 최고 수준인 89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고, 셰브런은 50억5천5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 동기의 6억6천500만 달러 적자에서 단번에 벗어났다.
소재 기업 중에서도 일본제철과 미국 최대 전기로 업체인 뉴코어가 작년 4분기에 가격 인상을 발판으로 역대 최고 순익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전체 업종의 수익 경쟁에서 선두에 섰던 금융 기업은 작년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2천138억 달러에 그치는 등 시장환경 변화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작년 4분기 실적을 보면 같은 업종 안에서도 상위 업체에 이익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 매출 상위 10개 사의 이익 점유율에서 자동차는 85%를 기록해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4분기(65%)와 비교해 20%포인트나 뛰었다.
정보통신(63%), 의료·의약품(46%)도 상위 기업에 대한 이익 집중도가 높아졌다.
닛케이는 의약 분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미국 화이자가 작년 4분기 순익을 4배로 늘렸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다케다약품공업의 순익은 40% 급감하는 등 격차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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