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제외하고 하락률 가장 커…"긴축 우려에 성장주 약세"
크래프톤·위메이드는 실적 부진에 급락…"실적 가시화 종목으로 압축·대응"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지난해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상장지수펀드(ETF) 중 하나였던 게임 산업 관련 ETF가 올해 들어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ETF 'KODEX 게임산업'[300950]이 29.65% 하락했다.
하락률로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관련 ETF인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412560](-37.01%), 코스닥150 지수와 연동되는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233160](-36.67%) 등에 이어 가장 크다.
지수 등락률을 2배로 좇는 레버리지 ETF를 제외하고는 하락률 1위인 셈이다.
'KODEX 게임산업'의 뒤를 이어 'HANARO Fn K-게임'[395280](-28.24%), 'TIGER K게임'[300610](-27.71%), 'KBSTAR 게임테마'[300640](-27.28%), 'TIGER KRX게임 K-뉴딜'[364990](-27.17%) 등의 ETF들도 줄줄이 수익률 하위권에 올랐다.
작년 한 해 동안 'KBSTAR 게임테마', 'TIGER K게임'은 각각 68.99%, 67.72% 뛰어오르며 'KINDEX 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H)'[371130](74.97%), 'KBSTAR 미국 S&P원유생산기업(합성H)'[219390](74.37%)에 이어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체불가토큰(NFT)·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ETF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게임 관련 ETF가 올해 들어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성장주에 불리해진 증시 환경이 먼저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긴축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시장 금리가 일제히 뛰어오르고 있다.
이에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성장주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개별 종목들의 실적이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면서 주가는 더 큰 하방 압력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크래프톤[259960]은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에 주가가 12.79% 급락하면서 상장 이후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위메이드[112040]는 본업인 게임 부문에서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36.09% 떨어졌다.
지난해 위메이드는 814.70%, 계열사 위메이드맥스[101730]는 1천502.76% 오르는 등 코스닥시장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 중 하나였다.
크래프톤은 대부분의 게임 관련 ETF가 투자하는 종목이다. 위메이드는 최근 기준 'KODEX 게임산업', 'TIGER K게임', 'KBSTAR 게임테마' 등에 편입돼 있다.
[표] 올해 등락률 하위권 ETF
┌────────────────┬─────┐
│ 종목명 │등락률(%) │
├────────────────┼─────┤
│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 │-37.01│
├────────────────┼─────┤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36.67│
├────────────────┼─────┤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36.61│
├────────────────┼─────┤
│ KOSEF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36.40│
├────────────────┼─────┤
│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36.24│
├────────────────┼─────┤
│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36.06│
├────────────────┼─────┤
│ KODEX 게임산업 │-29.65│
├────────────────┼─────┤
│HANARO Fn K-게임│-28.24│
├────────────────┼─────┤
│ TIGER K게임 │-27.71│
├────────────────┼─────┤
│KBSTAR 게임테마 │-27.28│
├────────────────┼─────┤
│ TIGER KRX게임 K-뉴딜 │-27.17│
└────────────────┴─────┘
※ 2022년 1월 3일∼2월 11일
※ 자료 = 한국거래소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이와 같은 증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동성이 작은 ETF 등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연준의 3∼4회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 2분기 양적긴축 발표 가능성 등이 한동안 성장주의 반등을 억제할 수 있다"며 "금융 업종 또는 에너지 업종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고 배당 성장 스타일, 저변동성 ETF 등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상황도 계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올해 중반부로 가면서 경기 둔화 시그널들이 좀 더 쌓이게 되면 하반기 긴축 속도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고 이때 장단기 금리차의 축소가 성장주의 상대적 강세를 지지하는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큰 폭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종목이 부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전환에 따라 역유동성 장세로 전환하는 현 상황에서 생존 여부는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달려 있다"며 "주가는 결국 이익의 함수이기 때문에 실적 성장의 희소성이 성과의 차별화로 이어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은 '포스트 코로나19' 환경에서 '숫자'로 성장을 증명하는 기업을 찾는 것"이라며 "그것을 올해 주도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