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주우크라 대사관 일부 철수…각국 자국민에 "떠나라"(종합)

입력 2022-02-13 01:28  

미·러, 주우크라 대사관 일부 철수…각국 자국민에 "떠나라"(종합)
러시아 우크라 침공 임박설 속 출국·대피 조처 잇따라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 일부 직원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다른 여러 나라도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속속 권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국무부가 긴급한 임무가 없는 대사관 직원들에게 대피를 명령했다"며 "러시아의 계속된 군 병력 증강 때문이며, 이는 러시아의 중대한 군사 행동을 의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외교관은 우크라이나에 남을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앞서 주우크라 대사관 직원의 가족들에게 먼저 철수를 명령한 바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내 미국인은 늦어도 48시간 이내에 대피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러시아도 주우크라 대사관 인력을 '최적화'한다면서 일부 직원의 철수를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나 '제3국'의 도발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또는 제3국의 도발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 내 외교 공관을 '최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적화란 우크라 내 러시아 공관에서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인원만 남기고 나머지 인원은 철수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 대사관과 영사관은 여전히 기본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독일 외무부도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지난 며칠 사이 다시 급격히 고조됐다면서, 우크라에 있는 자국민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한 출국할 것을 요청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리투아니아도 우크라이나에 있는 자국민은 계속 현지에 있는 것이 필요한지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 리투아니아 대사관은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외무부도 현지 안보 상황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되도록 빨리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촉구하고 우크라 여행을 삼갈 것을 권고하는 공지를 내놨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또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우크라이나행 비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네덜란드 ANP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요르단 등도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요청했다. 터키는 자국민에게 우크라 동부로 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탈리아는 키예프 주재 자국 대사관은 계속 운영될 것이지만 비필수 직원은 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주우크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도 자국민에게 철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대사관으로 신속히 연락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 나라 국영 TV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앞서 한국, 일본, 영국, 호주, 라트비아, 노르웨이, 뉴질랜드, 쿠웨이트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이스라엘은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11일 주우크라 EU 대표부에서 근무하는 비필수 직원들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반면 러시아와 외교적으로 친밀한 중국은 자국민에 대한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 13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이르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으며 이제 침공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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